여자농구 대표팀 주장 임영희
스페인 테네리페에서 열리는 2018 FIBA 여자 농구 월드컵에 앞서 훈련 중인 임영희. 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2012년 결혼했지만 ‘주부 임영희’는 소속팀, 대표팀 훈련으로 1년에 11개월은 집을 비운다. 임영희는 “남편은 지금도 거의 연애하듯이 만난다. 일주일에 한 번? 거의 6년째 신혼인 것 같다”며 웃었다. 남편은 ‘귀한 손님’인 아내가 집에 올 때면 집안일, 요리까지 ‘특급 내조’를 펼친다. “소파에 누워 있다가 남편이 ‘밥 먹어’ 하면 밥 먹어요. 그래서 엄마한테 많이 혼나요.”
이번 추석 역시 ‘며느리 임영희’는 없지만 ‘선수 임영희’를 배려하기는 시부모도 마찬가지다. “경기 끝나면 늘 ‘잘 봤다’고 문자 주세요. 제가 운동하는 걸 너무 좋아하시고. 몸에 좋다는 것도 많이 챙겨주세요. 시월드요? 전 몰라요(웃음).”
“체력적으로 힘이 들더라고요. 시즌 초반 컨디션이 너무 안 좋고 경기력도 들쑥날쑥했어요. ‘나이 먹으니 쉽지 않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위성우 감독님도 ‘이제 영희도 은퇴를 시켜야겠구나’ 생각하셨다고 해요(웃음). 그런데 중반을 지나니 몸이 좋아지더니 막바지에는 ‘1년 더 할 수 있겠다’ 생각이 들었어요.”
언젠가부터 늘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갖고 뛰기 시작했다. “‘1년만 하고 은퇴하자, 마지막이다’ 이런 생각으로 하니 좀 더 모든 걸 쏟을 수 있더라고요. 그렇게 1년, 1년이 갔어요. 이제 더 하고 싶어도 몸이 마음처럼 안 되는 나이이고 농구할 시간을 손에 꼽을 수 있는 시기이잖아요. 그래서 코트에 서는 순간이 너무 소중해요.”
임영희는 ‘올 시즌이 마지막’이라는 마음가짐에는 변화가 없다고 했다. “이번 농구 월드컵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는 게 우선이에요. 내년은 잘 모르겠어요.”
한국 여자 농구 대표팀은 22일부터 스페인 테네리페에서 진행되는 2018 국제농구연맹(FIBA) 여자 농구 월드컵 A조 예선에서 프랑스, 캐나다, 그리스와 차례로 맞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