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시장 점유율 절반에 육박… 보험사들 과다수수료 ‘출혈경쟁’ 일부는 해외여행까지 내걸어… 불완전판매 따른 민원도 급증 금감원, 9월중 20곳 현장점검
GA의 시장 점유율이 전체 보험시장의 절반에 육박할 정도로 급성장하면서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GA들이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 상품을 추천하기보다 설계사들이 챙기는 ‘프로모션’(수수료)을 우선순위에 두면서 각종 민원을 유발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GA를 통해 들어온 신규 보험 모집 실적은 38조3853억 원으로 전체의 49.4%를 차지했다. 2012년 30.6%였던 GA의 점유율은 매년 꾸준히 증가해 5년 만에 시장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GA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면서 보험사들은 GA들의 눈치를 보는 형편이다. GA가 특정 회사 상품을 중점적으로 팔고자 마음먹으면 이를 막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보험사들은 GA에 높은 수수료를 제시하며 자사 상품 판매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해 말 한 손해보험사가 월 보험료의 600%를 내걸며 경쟁에 불을 붙였다. 한 달 보험료가 10만 원이라면 GA 소속 설계사가 특별 수당으로 60만 원을 받는다는 뜻이다.
경쟁이 심화하자 금감원은 지난달 일부 보험사의 과도한 수수료 지급 행위에 대한 검사를 했다. 보험사들은 여전히 GA에 수수료로 200∼300%를 지급하고 있었고 해외여행이나 무선청소기까지 내거는 등 출혈 경쟁을 벌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중형 GA 소속 설계사 B 씨(65·여)는 “상품에 큰 차이가 없으면 당연히 수수료를 많이 챙길 수 있는 회사 상품을 팔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보험사가 GA에 제공하는 수수료는 가입자의 보험료에서 나온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보험사가 GA에 제공하는 과도한 보상은 추후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보험사들이 자율적으로 책정한 수수료를 규제할 만한 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게 문제다.
금융당국은 수수료가 보험 가입자들의 민원과 불완전 판매도 늘린다고 판단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GA를 통한 보험 가입자 중 불완전 판매 비율은 0.28%로 전체 평균인 0.22%를 웃돌았다. 반면 전속 설계사를 통한 불완전 판매는 0.19%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