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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는 경제에서 나와… 가장 기업하기 좋은 충남 만들것”

입력 | 2018-08-20 03:00:00

[출발 민선7기 광역단체장 인터뷰]양승조 충남도지사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동아일보-채널A 공동 인터뷰에서 “낙오자 없이 고루 복지 혜택을 누리는 세상을 만드는 일은 충남도의 존재 이유이고 대한민국의 존재 이유”라고 강조했다. 홍성=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양승조 충남도지사에 대한 동아일보-채널A의 공동 인터뷰가 진행된 10일. 인터뷰 장소인 충남 홍성군 충남도청 로비에 도착한 양 지사는 뭔가 개운치 않은 표정이었다. 양 지사는 잠시 후 문진석 비서실장을 부르더니 “성교육 부족 시간을 채울 테니 일정을 잡아 달라”고 주문했다.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을 받다가 인터뷰 시간을 맞추느라 중간에 나온 게 계속 마음에 걸렸던 것. “파란불에 건너고 빨간불에 멈춘다”는 그의 원칙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장면이다. ‘더 행복한 충남, 대한민국의 중심’을 슬로건으로 내건 양 지사는 명확한 수치를 제시하면서 ‘행복 도정’ 구상을 펼쳤다.

―실국장 회의에서 한 발언을 공개하는 이유는 뭔가.

“방침으로 굳어진 지사의 모두 발언은 일단 언론에 알리고 있다. 도민들이 도정 방향과 계획을 수시로 알아야 한다.”

―사회 양극화, 고령화, 저출산 등 3대 위기 극복과 경제 활성화라는 도정 목표를 제시했는데….

“충남뿐 아니라 대한민국이 직면한 상황이다. 양극화로 절망을 호소하는 사람이 점차 늘고 있다. 현재 14.2%인 고령화 비율은 2050년 38%로 세계 최고 수준이 될 전망인데 노인 빈곤율과 자살률은 높아만 간다. ”

―‘낙오자 없는 충남’을 강조했다. 이런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양극화를 극복하기 위해 빈곤층과 장애인, 다문화가족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정규직 전환을 촉진하고 공공주택 2만 채를 지어 주거 안정을 도모할 생각이다. 전국 노인 인구 가운데 17%를 차지하는 충남에서 어르신들이 빈곤과 질병, 고독의 ‘3고(苦)’에서 벗어나게 맞춤 복지를 실현하겠다. 공무원 승진평가 때 다자녀 우대 제도를 마련 중이다.”

―일부에서 ‘복지 과잉’ 우려도 나온다.

“복지는 경제에서 나온다. 충남을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기업하기 좋은 지역으로 만들어 복지 기반을 공고히 하겠다. 충남경제종합상황점검체계를 구축해 기업이 적기에 자금을 지원받고 불필요한 규제에 시달리지 않게 하겠다. 수도권에서 옮겨온 기업에 대해서는 이주 지원비를 확대하고 시설투자비도 추가 지원하겠다.”

―충남은 북부권의 성장이 두드러진 반면 남부권은 위축되는 양상인데….

“충남을 5개 벨트로 구분해 권역별 발전전략을 추진하겠다. 공주-청양-부여-금산 벨트는 역사문화 및 바이오식품산업, 서산-예산-홍성 벨트는 2차전지 및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산업과 농촌형 테마파크, 논산-계룡은 국방연구개발(R&D) 산업에 경쟁력이 있다. 태안-보령-서천은 신재생에너지와 해양헬스케어 휴양도시, 천안-아산-당진은 미래 첨단산업 기지로 발전시키겠다.”

―충남 서해안에 화력발전소가 밀집해 있다. ‘수도권에 보내는 전기를 생산하는데 충남도민이 미세먼지와 송전설비로 고통을 받는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그 얘기가 나오면 화가 난다. 국내 화력발전소 61기 가운데 무려 30기가 충남에 있다. 30년 이상 된 노후 화력발전소도 2기 있다. 몇 년 전 화력발전세가 생겨 충남에 연간 170억 원가량 돌아오는데 고통의 대가로 터무니없다. 노후 화력발전소를 친환경 발전소로 대체하는 근본적인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

―충남을 한마디로 정의해 달라고 했더니 ‘한류의 원조’라고 답했는데….

“부여와 공주에 수도를 뒀던 백제는 해양강국으로 일본에 아스카 문화를 전파한 한류의 원조였다. 이제 충남은 복지와 경제를 통한 ‘행복의 원류’가 돼야 한다.”



국회의원 시절 류관순평화마라톤에서 달리고 있는 양 지사. 충남도 제공

▼ 풀코스 9차례-하프 50차례 뛴 ‘마라톤 마니아’ ▼

양승조 충남도지사를 이해하는 키워드의 하나는 ‘마라톤’이다. 마라톤은 육체적 버팀목이자 정신적 지침서로 그의 삶에 많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양 지사가 마라톤에 매료된 것은 사법시험을 준비할 때였다. 미세한 점수 차로 6차례나 고배를 마시면서 허약한 체질이 문제라는 진단을 내렸다. 2차 시험을 앞둔 5, 6월 항상 감기를 달고 살았을 정도였다. 주변의 권유로 달리기를 시작했고 1995년 ‘6전 7기’로 합격했다. 양 지사는 “1년 6개월 동안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하루도 빠짐없이 달렸다”고 회고했다.

이후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각종 마라톤 대회에 출전해 풀코스 9차례, 하프코스 50차례가량을 뛰었다. 충남육상연맹 회장도 11년 동안 맡았다. 의정생활 동안 서울과 천안(지역구)을 오가면서도 본회의 출석률 97%를 기록했고 22일 동안 세종시 수정안 반대 단식투쟁을 해낸 것 등도 마라톤의 힘이 컸다는 게 양 지사의 생각이다.

양 지사는 지방선거로 잠시 중단했던 마라톤 연습을 다시 시작했다. 10월 28일 충남도와 공주시, 동아일보가 공동으로 여는 ‘공주백제마라톤’ 하프코스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양 지사는 “마라톤은 인생과 같다. 성실하게 준비해야 하고 힘이 있어도 과하게 쓰지 않아야 하고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성=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양승조 충남도지사 인터뷰는 20일 오전 8시 시작하는 채널A ‘김현욱의 굿모닝’의 ‘시도지사 릴레이 인터뷰 디오프닝(TheOpening)’ 코너에서도 방송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