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문제유출 의혹’ 고교 교장 “어린 학생들에 상처…교육청에 감사 요청”

A 여고 홈페이지 

서울 강남구 위치한 한 고등학교에서 현직 교무부장 A 씨의 쌍둥이 딸이 각각 문·이과 전교 1등을 해 시험지 유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해당 학교 B 교장은 "어린 학생들에게 큰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에 교육청 조사, 감사결과 나올 때까지 기다려달라"고 부탁했다.

B 교장은 13일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최근 학업성적관리 논란에 대해 본교 입장을 말씀드린다"라며 "현 교무부장 선생님의 두 자녀 성적과 관련해 본교의 학업성적관리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본교는 교육청에 특별장학과 성적감사를 의뢰하고, 성실하게 교육청의 조사 및 감사에 임하여 이번 논란의 진위 여부가 객관적으로 규명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약속했다.

B 교장은 "나아가 본교는 학교 자체적으로도 외부 인사를 포함한 학교 자체 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학업성적관리상의 전반적인 절차를 재점검하고, 보다 엄격한 학업성적관리 기준을 수립하는 등 본교의 학업성적관리에 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하여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내신 성적이라는 예민한 문제와 관련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수험기간 중인 어린 학생들에게 큰 상처를 줄 수도 있어 학교도 하나하나의 조치를 매우 조심스럽게 결정, 시행하고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시어 교육청의 조사, 감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최근 강남의 한 고등학교 교무부장의 쌍둥이 딸이 각각 문과, 이과 전교 1등을 한 것에 대해 아버지인 교무부장이 딸들에게 내신 시험 문제를 미리 알려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한 해당 학교 학부모들은 두 학생이 인근 유명 수학학원에서 상위권 반에 속한 게 아닌데 전교 1등을 차지한 게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해당 교사는 "두 딸은 민족사관고와 외고 진학을 준비했을 만큼 중학교 때 성적이 좋았지만 A는 입학 후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첫 성적이 전교 59등이었고 B는 수학 공포증이 있어서 전교 121등이었다"며 "딸들이 잠도 하루 4시간 안 자고 수학 클리닉과 수학 학원을 열심히 다니며 노력한 결과 좋은 성적을 받은 것"이라고 했다. 또 "CCTV가 작동하는 학교 인쇄실에 나는 접근하지 않았다" "결재를 위해 오픈된 교무실에서 약 1분 정도 문서를 보거나 형식적 오류를 잡아내는 작업을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현재 이와 관련해 서울시 교육청은 13일 장학사 1명을 포함한 조사 인력 3명을 파견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청은 문제지 유출 등 위법 사항이 있었는지 등을 들여다볼 계획이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