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 장소-시간대별 결제 분석
3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송리단길‘(오금로18길)의 맛집으로 소문난 ‘미자식당‘(위쪽 사진)과 일식당 ‘만푸쿠‘(아래쪽 사진) 앞에서 사람들이 줄지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석촌호수 인근의 송리단길은 경리단길, 망리단길에 이어 최근 가장 뜨고 있는 상권이다. 박희영 인턴기자
이날 카페를 찾은 남혜린 씨(22·여)는 “여기가 ‘송리단길’이란 얘기를 듣고 찾아왔다”며 “망리단길(망원동+경리단길)에 이어 가장 뜨고 있는 동네”라고 말했다.
석촌호수 인근 백제고분로 45길, 오금로 18길 등으로 뻗어 있는 송파동 거리는 평범한 주거지에 있는 골목상권에 불과했다. 동네 주민들이 저렴한 임차료로 미용실, 슈퍼마켓 등을 꾸려 왔다.
○ 2년 새 송리단길 고객 77% 급증
송리단길이 등장하기 전까지 잠실 일대의 전통 상권은 인근의 ‘방이동 먹자골목’이었다. 2년 전만 해도 방이동 먹자골목을 찾는 카드 고객이 송리단길보다 14% 많았다. 하지만 올해 6월 송리단길은 방문 고객은 물론이고 카드 결제 건수도 먹자골목을 따라잡았다. 허재영 삼성카드 빅데이터연구소장은 “인테리어나 메뉴가 돋보이는 트렌디한 가게가 많이 생겨 젊은층이 몰리고 있다”며 “롯데월드타워 개장, 석촌호수 벚꽃축제 등으로 이 지역 유동인구가 늘면서 새로운 상권이 빠르게 조성됐다”고 설명했다.
송리단길에서도 가장 ‘핫한’ 업종은 소규모 카페로 2년 전보다 매출이 92% 뛰었다. 술집(61%)과 베이커리(59%), 레스토랑(49%) 등도 매출이 급증했다. 이런 ‘핫한’ 가게들에 밀려 동네 주민이 많이 찾는 슈퍼마켓(―10%), 패스트푸드점(―6%) 등은 매출이 떨어졌다. 이 지역에서 공인중개업소를 운영하는 김서연 씨(52·여)는 “새로 문 여는 가게들은 주로 젊은 사장이 운영하는 카페와 식당”이라며 “점포 권리금과 임대료가 이미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 홍대에 주차하고 연남동 맛집으로
작은 맛집과 디저트 카페 등이 이끄는 신(新)상권의 강세는 마포구에서도 나타났다. 삼성카드가 홍대 상권과 ‘연트럴파크’로 알려진 연남동 상권을 분석한 결과 6월 현재 연남동 일대 일식집(397%)과 카페(270%), 레스토랑(185%) 매출은 2년 전보다 폭발적으로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홍대 상권에서는 주차 서비스 업종(392%)의 매출이 가장 많이 증가했다. 허 소장은 “홍대 부근에 주차를 하고 연남동으로 이동해 소비하는 인구가 많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연남동 일식집(29%)과 레스토랑(27%)은 평일 저녁에 찾는 사람이 가장 많았다. 퇴근 이후 이곳을 찾는 직장인이 많기 때문이다. 홍대 상권의 주차 서비스는 평일과 주말 모두 저녁 시간(30%)에 이용하는 사람이 가장 많았다.
삼성카드는 카드 고객 1100만 명이 전국 210만 개 가맹점에서 사용한 15억 건의 소비를 ‘빅데이터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9월 전국을 7만3000여 개 상권으로 분석한 ‘다이나믹 소비지도’를 내놓는다. 여기엔 고객의 소비 동선, 시간대별 소비 현황 등도 담긴다. 삼성카드는 이 소비지도를 통해 가맹점 소상공인들에게 창업, 업종 전환 등과 관련한 컨설팅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허 소장은 “빅데이터 소비지도를 통해 중소 가맹점과 상생하고자 한다”며 소상공인의 폐점율을 낮추고 매출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박희영 인턴기자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과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