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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들의 무덤’서 웃은 돌부처

입력 | 2018-07-30 03:00:00

콜로라도 이적 오승환 안방 첫 등판, 1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
평균자책점 꼴찌 불펜진 희망으로





메이저리그 오승환(36·콜로라도)이 이적 후 첫 등판에서 무실점 깔끔한 투구를 선보였다. 27일 트레이드로 새 유니폼을 입은 오승환은 29일 오클랜드와의 홈경기에서 7회 구원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오승환이 마운드에서 내려오자 콜로라도의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에는 한국어로 그의 성공적인 데뷔를 축하하는 “로키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끝판왕”이란 게시물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위기도 있었다. 선두 타자 더스틴 파울러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은 오승환은 닉 마티니와 맷 채프먼에게 안타와 볼넷을 연달아 허용하며 1사 1, 2루 실점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침착함을 유지하며 두 타자를 연달아 뜬공 처리해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이 과정에서 중견수 리치 블랙먼이 네 번째 타자 제드 로리의 안타성 타구를 슬라이딩 캐치로 잡아내 오승환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오승환의 홈구장 적응도 관심을 모았다. 해발 고도 1600m로 설악산 대청봉(1708m)에 맞먹는 높이를 자랑하는 쿠어스필드는 ‘투수의 무덤’으로 불린다. 고도가 높으면 공기밀도가 낮아져 타구 비거리를 늘린다. 평범한 뜬공이 담장을 넘어갈 수도 있다. 뜬공 비율이 높은 오승환에게는 불리한 요소다. 평소 뜬공과 땅볼의 비율이 5 대 3 정도인 오승환은 이날 세 개의 아웃카운트를 모두 뜬공으로 잡았다.

콜로라도는 오클랜드에 4-1로 이겼다. 불펜진의 평균자책점이 5.19로 내셔널리그 15개 구단 중 최하위인 콜로라도는 올 시즌 49경기 4승 3패 평균자책점 2.63을 기록 중인 오승환을 앞세워 불펜 강화를 노린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