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데샹 감독 화려한 경력… 크로아 달리치는 최근에야 부각 원팀 중시하는 축구철학은 비슷
같은 시대에 서로 판이한 길을 걸어온 두 사령탑이 정상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디디에 데샹 프랑스 감독(50)과 즐라트코 달리치 크로아티아 감독(52) 얘기다.
17세의 나이로 프랑스 프로축구 1부 리그에 데뷔한 데샹의 경력은 화려하다. 마르세유 소속으로 2회 연속 리그 우승을 경험했고, 프랑스 클럽 최초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이후 이탈리아 프로축구 명문 유벤투스로 둥지를 옮겨 세 번의 리그 우승과 또 한 번의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프랑스 국가대표팀에서는 ‘레전드’로 통한다. 처음으로 국가대표에 뽑힌 21세 때부터 2000년 대표팀을 은퇴할 때까지 A매치 103경기를 뛰면서 1998년 프랑스 월드컵과 2000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우승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반면 달리치 감독은 현역 시절 단 한 번도 국가대표로 뽑혀본 적이 없는 무명 선수였다. 크로아티아 프로축구 하이두크 스플리트에서도 고작 38경기밖에 뛰지 못했다. 다보르 슈케르, 즈보니미르 보반 등이 주축이었던 크로아티아의 ‘황금세대’의 활약을 먼발치에서 구경만 했다. 그런 그가 루카 모드리치를 주축으로 한 ‘신(新) 황금세대’의 지휘봉을 잡은 것은 지난해 10월이다. 지도자 경력에서 내세울 것은 아랍에미리트(UAE) 알 아인에서의 성공이 전부였던 그는 월드컵 유럽예선 플레이오프(PO)로 떨어진 크로아티아 대표팀의 소방수로 부임해 팀을 본선에 올려놓았다. 본선에서는 교체 투입을 거부하는 선수를 과감히 대표팀에서 퇴출시키는 등 강력한 카리스마로 팀을 장악해 크로아티아 역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결승에 올려놨다.
두 감독의 공통점도 있다. 모두 현역 시절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었으며 사령탑이 된 현재 대표팀에서 애용하는 전형도 중원을 두껍게 한 4-2-3-1이라는 점이다. ‘원 팀’을 중시하는 지도 철학도 유사하다. 과연 누가 웃을까.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박강수 인턴기자 성균관대 철학과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