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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권 피오르의 하지, 하얀 밤은 끝이 없다

입력 | 2018-07-14 03:00:00

[조성하 여행 전문기자의 休]노르웨이 솜마뢰위




북위 70도에 육박하는 북극권 피오르의 섬 솜마뢰위의 하지(6월 21일) 밤은 이렇듯 온통 하얗다. 이곳의 이런 백야는 이미 5월 19일 시작됐고 오는 25일까지 계속된다. 조성하 전문기자 summer@donga.com

여행자에게 노르웨이는 천국이자 지옥. 피오르와 빙하, 음악(에드바르 그리그의 ‘페르귄트 모음곡’), 미술(에드바르 뭉크의 ‘절규’), 문학(헨리크 입센의 ‘인형의 집’)의 절묘한 조화를 천국의 조건이라 한다면 지갑을 열 때마다 고통스러운 고물가는 지옥의 그것이다. 맥도널드 햄버거(콤보 밀)가 1만4000원, 생수 한 병(330mL)은 3300원, 생맥주 한 잔(500mL)은 1만1120원이니.

그런 노르웨이에선 여행지 목록이 정해져 있다. 수도 오슬로, 그리그가 살던 한자동맹 무역항 베르겐, 피오르 크루즈의 중심 예이랑에르가 늘 첫머리에 오른다. 그리고 여길 섭렵한 이들에게 공통적으로 손꼽히는 곳이 하나 있다. 북위 69.6도의 북방 섬 트롬쇠, 거기서도 솜마뢰위섬이다. 한겨울엔 오로라의 장관이, 한여름엔 피오르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황금모래 해변에서 휴식이 기대되는 아름다운 섬이다.

거길 지난달 하지(6월 21일)에 찾았다. 최첨단 기술의 독일 광학회사 자이스가 주최한 ‘자외선차단 탐험대(UVProtection Expedition)’란 이벤트가 거기서 열려서다. 참석자는 전 세계에서 초대된 언론인 100여 명. 400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자외선까지 차단해 백내장은 물론이고 눈꺼풀피부암도 예방하는 혁신소재 투명안경렌즈 체험과 더불어 흔히 간과되는 자외선의 유해성을 확인시키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자이스가 그 행사를 굳이 하지에, 그것도 이 오지에서 연 이유. 주제가 자외선이어서다. 자외선 노출은 해가 가장 긴 하지, 그날 중에도 백야현상으로 아예 밤이 없는 북극권 고위도가 최고. 그래서 찾은 게 여긴데 그날 솜마뢰위는 흐렸음에도 날은 내내 밝았다. 공항에서 서쪽으로 한 시간 거리(52km)의 솜마뢰위의 중심은 대구잡이 포구. 주변엔 300명가량 사는데 풍광은 그림 같았다. 바다는 호수처럼 잔잔하고 한겨울에도 얼지 않는다. 그래서 한겨울엔 수면에 반사되는 오로라 댄싱을 감상한다.

※ 여행정보

7월 하루 평균 기온은 11.9도로 가을 날씨, 월평균 강수량은 59mm로 비가 잦다. 하지만 한겨울엔 평균 기온이 영하 2도 밑으로 내려가지 않는다.

호텔(솜마뢰위 아크틱)은 옆 섬 크발뢰위아에 있는데 다리로 연결돼 포구에서 걸어서 오간다. 트롬쇠는 난센과 아문센 등 북극과 남극 탐험가가 출발에 앞서 극지방 연구차 찾던 극지탐험 출정지. 시내 ‘매직 아이스 바’엔 그 발자취가 전시돼 있다. 한겨울 자연 얼음으로 지어 연중 개장한다. 방한복은 입장 때 빌려준다.

솜마뢰위(노르웨이)=조성하 전문기자 summ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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