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반발 확산]중소 제조업체도 비명 “최저임금 오르면 자재값도 올라… 정부가 지원해도 추가고용 못해”
“기업들이 임금 지불 능력이 없어요. 거짓말 같죠. 임금 못 줘서 대출 받는 업체가 수두룩합니다.”
경기 화성시에서 금속도금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A 대표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영향을 묻자 작심 발언을 쏟아 냈다. A 대표는 “최저임금이 오르면 인건비만 오르는 게 아니다. 부자재뿐 아니라 심지어 종이컵 값도 오른다. 지출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데 기업 수익은 그대로다”라고 말했다. 기업의 성장이 매년 상승하는 인건비를 못 따라간다는 것이다. A 대표는 “소리라도 지르고 싶다. 그런데 정부가 작정하고 덤비는데 어쩌겠나. 중소기업들은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발버둥 치고 있다. 사장들이 돈 빌리러 다니는 게 일과일 정도다”고 말했다.
인천시에서 특수강 사업을 하고 있는 B 대표는 “최저임금 상승을 예상했지만 상승 폭이 너무 크다. 기업은 일이 없어서 돈을 못 버는데 인건비는 너무 빠르게 오른다.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을 얼마 정도 올리면 좋겠냐고 묻자 B 대표는 “동결”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올해 16%나 올린 데 이어 내년에 10% 더 올리겠다고 하는데, 차라리 한 번에 1만 원으로 올리고 5년 동안 동결하는 게 기업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어 더 낫다”고까지 했다.
취재에 응한 중소기업 대표들에게 “추가 고용 계획이 있느냐”고 묻자 모두 고용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3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금속 가공업체의 D 이사는 “솔직히 단순 작업을 하는 사람들은 임금에 걸맞은 생산성을 올리지 못한다. 추가 고용을 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D 이사에게 정부의 지원이 있으면 추가 고용도 가능하지 않으냐고 묻자 “대기업이 일감을 주거나 업계가 활발하게 돌아가야 추가 고용을 하는 거지, 정부 돈 받아서 사람 더 뽑아 봤자 시킬 일도 없는데 그게 무슨 낭비냐”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송혜미 인턴기자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