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말부터 ‘밴수수료’ 개편 시행
반면 미장원이나 학원, 가전제품 판매점을 하는 자영업자를 비롯해 카드 결제금액이 많은 골프장, 백화점 등 14만 개 가맹점은 카드수수료가 더 높아진다.
○ 슈퍼마켓 카드수수료, 연 531만 원 내려가
현재는 결제금액에 관계없이 결제 1건당 약 95원의 밴수수료(정액제)를 카드사가 내고 있다. 매출이 같더라도 소액 결제가 많은 가맹점일수록 밴수수료가 많이 발생해 카드사들은 이를 반영해 카드수수료율도 높게 매겼다.
하지만 다음 달 31일부터 영세·중소가맹점을 제외하고 연매출 5억 원이 넘는 일반가맹점을 대상으로 밴수수료가 결제금액의 0.28%를 내는 방식(정률제)으로 바뀐다.
이를 통해 일반가맹점 35만 개 가운데 결제 1건당 평균 금액이 5만 원 미만인 약 21만 곳의 카드수수료가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구체적으로 일반음식점 5만4000곳의 연간 카드수수료는 평균 201만 원(0.21%포인트), 편의점 1만8000곳은 361만 원(0.61%), 제과점 3000만 곳은 296만 원(0.55%포인트)이 내려갈 것으로 추산됐다.
반대로 일반가맹점 14만 곳은 카드수수료가 오히려 오른다. 골프장은 연간 평균 1323만 원(0.08%포인트), 자동차회사는 83억4000만 원(0.19%), 백화점은 1억1000만 원(0.08%)의 수수료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일부 가맹점의 수수료가 지나치게 오르지 않도록 일반가맹점의 카드수수료율 상한을 2.5%에서 2.3%로 낮추기로 했다. 2016년 1월 2.7%에서 2.5%로 낮춘 지 2년 7개월 만이다.
○ 내년부터 만 12세 이상 청소년 체크카드 발급
이번 수수료 체계 개편으로 카드사들의 수익 감소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밴수수료가 정률제로 바뀌면 백화점, 자동차 판매점 등 대형 가맹점의 수수료를 올려야 하지만 카드사가 ‘을’의 입장이어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금융위가 내년 초 영세·중소가맹점 카드수수료율을 3년 만에 재조정할 계획이어서 카드사의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 카드 수수료를 인위적으로 인하하는 것보다는 카드사들이 스스로 비용을 낮출 수 있는 경쟁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소액 결제에 대해 가맹점이 카드 결제를 거부할 수 있도록 의무수납제를 폐지해야 한다. 또 결제 수단을 다양화해 신용카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중소가맹점들의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내년 상반기(1∼6월) 체크카드 발급 연령이 만 12세 이상, 후불 교통카드 발급 연령이 12세 이상으로 낮아져 중고등학생들도 편리하게 카드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올해 4분기(10∼12월)부터 만 65세 이상 고령자들은 카드를 발급받을 때 큰 글자로 된 서식을 별도로 받을 수 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