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트위터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기 위해 워싱턴DC로 향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친서에 “완전한 비핵화 의지는 변함 없으나 제 값을 달라’는 내용이 담겼을 거라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세종연구소 홍현익 수석연구위원은 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아주 정중한 말투로 ‘완전한 비핵화 의지는 진짜 변함이 없으나 그것을 그냥 줄 수는 없다. 제 값을 달라’(는 내용이 적혔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홍 수석연구위원은 ‘제 값’이라는 표현에 대해 “우리가 3대에 걸쳐 생명을 걸고 만들어온 체제이니 미국도 구체적으로 제재를 다 해제해 주고, 불가침 조약을 맺어서 상원의 비준을 받아주고, 수교도 하고, 주한미군 철수는 아니더라도 감축은 하는 성의를 보이고, 우리가 비핵화 쪽으로 가니 한반도의 전략적 자산은 앞으로 오지 마라 등 그런 것들”이라며 “지금 북한의 태도가 변한 거지 ‘결단을 해서 항복하겠다’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김 부위원장의 고위급 회담 결과에 대해 “정상회담의 조건들을 설정하는 데 있어 지난 72시간 동안 실질적 진전이 이뤄졌다”고 밝힌 것에 대해선 “진전은 있었지만 아직도 많은 일이 남았다는 것으로 요약된다”고 말했다.
홍 수석연구위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지만 폼페이오가 구체적으로 얘기를 안 했고 포장을 했지만 아직은 중요한 핵심사항은 합의가 안 된 게 아닌가 이렇게 보인다”며 “‘이 기회를 잡을 수 있으려면 김정은 위원장의 과감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왜 과감한 리더십이 왜 필요할까? 그러니까 최대 중요 사안은 합의 못 봤다는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어 “‘프론트 로딩(front loading)의 네 가지 사안이 뭐냐면 북한이 완전히 핵 목록 신고하고, 우라늄 농축도 포기·폐기하고, 핵·ICBM·장거리 미사일을 미국으로 이전하고, 특별 사찰 받는다는 것”이라며 “그게 된다고 하면 이번 12일 (북미 정상회담이)끝나리라고 생각했는데 거기까지 가려면 두 번 내지 세 번의 정상회담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예상했다.
그는 이 중 ‘임의 사찰’ 부분이 합의가 안 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이 원하는 곳을 아무 때나 짧은 시간 내에 가서 보게 해 달라는 건데 2005년 9·19 공동성명 이후에 벌어졌던 회담도 그걸로 깨진 거다. 북한식 논리로 보면 미군이 북한을 다 점령했을 때 하는 거지 우리가 전쟁에서 진 것도 아닌데 그걸 어떻게 받느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