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비서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 사진=동아일보DB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실 소속 비서관이 중학생을 상대로 폭언을 퍼붓는 내용의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21일 유튜브 ‘서울의소리’ 계정에는 “나경원 비서, 경악할 중학생 협박 통화 ‘응징’ 녹취록”이라는 제목의 한 음성파일이 게재됐다.
영상에 따르면 나 의원 의원실 소속 비서 A 씨는 통화 상대방에게 “한주먹감도 안 되는 XX가 죽을라고. 너 중학생이라 아직 아무것도 모르나본데…”라고 말하는가 하면 “부정선거로 당선된 XX들이 뭔 말이 많아. 나라 팔아먹은 정당인데. 김대중·노무현이 나라 팔아먹었지 그럼”이라며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롯해 문재인 대통령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
청와대 청원까지 등장했다. 이날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는 나 의원과 그의 비서를 비난하고 사과를 촉구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청원이 연이어 올라왔다.
한 청원인은 “중학생을 상대로 욕설과 막말을 일삼는 짓은 어른으로써 추하고 부끄러운 노릇”이라며 “이런 자들이 정치권과 닿아있는 영역에서 직업을 삼고 있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나경원, 당장 입장 발표하고 A 씨의 망발에 대해 국민에게, 저 학생에게 직접 사과하시라”고 촉구했다.
논란이 커지자 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금일 의원실 소속 비서의 적절치 못한 언행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당사자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또한 많은 분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리게 되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A 씨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30대 중반이 넘은 어른으로 중학생에게 차마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한 점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한 제 잘못을 깊게 뒤우치고 반성하겠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저의 이 사과문이 상처를 받으신 분들께 위로나 치유가 되지 않겠지만 이렇게라도 사죄의 마음을 전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 거듭 죄송하다는 말을 드린다”고 적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