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128명… 기장, 안전하게 착륙, 언론은 “중국의 설리” 영웅만들기
조종석 유리창이 깨지면서 부기장의 몸이 반쯤 빠져나가는 긴박한 위기 상황에서도 비행기를 안전하게 착륙시켜 피해를 최소화한 중국인 기장이 화제다.
15일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전날 충칭(重慶)을 출발해 라싸(拉薩)로 가던 쓰촨(四川)항공 에어버스 A319 여객기는 출발 1시간 만에 고도 9750m의 청두(成都) 상공에서 조종실 부기장석 오른쪽 유리창이 깨지는 사고가 났다. 비행기를 몰던 류촨젠(劉傳健) 기장은 “사고로 조종실 기온은 영하 20∼30도까지 급격히 낮아졌고 압력도 크게 떨어져 고막이 손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당시 외부 기온은 영하 40도였다고 한다. 류 기장은 “안전벨트를 매고 있는 부기장의 몸이 창밖으로 반쯤 빠져나가 창틀에 걸쳐 있었다”며 “극한의 추위 속에서 육안에 의존해 조종해야 했다”라고 말했다. 부기장은 얼굴에 찰과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류 기장은 사고 발생 20여 분 만에 인근 공항에 비행기를 착륙시켰다. 객실에서는 자동으로 산소마스크가 내려왔고 조종실과 객실이 분리돼 있어 조종실 기압과 온도 하강이 승객들에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고 한다. 류 기장은 “당시 하늘에 구름 한 점 없었다”며 “날씨가 좋지 않았다면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