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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北, CVID 죽었다 깨어나도 못해”

입력 | 2018-05-15 03:00:00

“핵 폐기 대신 핵 군축 가능성… 미군철수, 北보다 南 먼저 말할것”
자서전 ‘3층 서기실의 암호’ 출간… “김정은, 성격 급하고 즉흥적”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14일 국회 강연에 앞서 취재진에 “북한은 (핵 폐기를) 죽었다 깨어나도 못 한다고 본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14일 “핵 폐기는 북한 체제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북한의 진정한 핵 폐기는 절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이날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이 주최한 남북관계 전망 토론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이 요구하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는 (북한 내 핵시설에 대한) 무작위 접근을 허용해야 하는데 현 정치구조상 죽었다 깨어나도 못 한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북한 정치범 수용소가 5만∼7만 명이 있을 만큼 크다. 북한이 이 지역에 핵을 숨겨놨을 것이라고 미국이 보여 달라고 하면 수십 년간의 범죄가 다 드러난다”고 덧붙였다.

태 전 공사는 “북-미 정상회담은 선언적 합의에 그칠 것”이라며 “진정한 CVID에 기초한 완전한 핵 폐기가 아니라 핵 위협을 대폭 감소시키는 ‘SVID(충분한 비핵화)’ 수준의 핵 군축으로 결국 북한은 비핵국가로 포장된 핵보유국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북한의 경제 개방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그는 “중국과 베트남의 개혁 개방은 상부가 결정한 하향식이었지만 북한은 정부가 끝까지 막는데도 장마당이 늘어나는 상향식”이라고 했다. 이어 “북한에 도로와 철도를 놓아서 대한민국의 숨결이 북한 내부로 쑥쑥 통과해서 중국으로 가도록 한다면 북한이 과연 견뎌내겠느냐”며 “김정은이 생각하는 건 자본주의 요소 확대를 차단할 수 있는 ‘단절 모델’로 ‘선(先)관광-후(後)경제특구 방식”이라고 했다.

태 전 공사는 “북한이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한국 내에서 먼저 주한미군 철수 얘기가 나올 것”이라며 북-미 정상회담이 한미동맹과 안보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정은에 대해선 냉정한 평가를 당부했다. 남북 정상회담 이후 김정은에 대한 호의적인 평가가 늘고 있는 데 대해 태 전 공사는 “김 위원장이 고모부(장성택)를 죽였을 때는 악마라고 했는데, 한 번 (정상회담에) 오니 ‘쿨한 사람’이 됐다”고 했다.

이날 자서전 ‘3층 서기실의 암호’를 출간한 태 전 공사는 책에서 김정은에 대해 “성격이 대단히 급하고 즉흥적이며 거칠다”고 묘사했다. 태 전 공사는 2015년 김정은의 자라 양식공장 현지지도 일화를 소개하며 “새끼 자라가 떼죽음당한 데 대해 전기와 사료 부족을 이유로 든 공장 지배인을 질책한 김정은이 차에 오르면서 지배인 처형을 지시했고, 즉시 총살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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