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들 한 항공사처럼 이용 가능… 서비스 좋아지고 가격 내려갈듯 갑질 논란에 기자회견은 취소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을 한 항공사처럼 이용하도록 하는 조인트벤처 사업이 1일 시작됐다. 사진은 지난해 6월 조인트벤처 협정을 맺는 모습. 대한항공 제공
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은 이날부터 최소 10년간 아시아 지역과 미국 노선에서 조인트벤처 사업을 실행하게 됐다. 항공사 간 조인트벤처는 별도의 회사를 설립하는 것이 아니고 양사가 보유한 노선에서 마치 한 회사처럼 공동 영업을 해 수익과 비용을 공유하는 것을 말한다. 항공사 간 코드 셰어가 항공기 좌석 중 일부를 한정해 제휴 항공사가 위탁 판매하도록 하는 것이라면 조인트벤처는 파트너사의 항공기 좌석 전부를 이용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준의 협력이다.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은 지난해 3월 조인트벤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후 6월 협정을 체결했다. 지난해 11월 미국 교통부(DOT·Department of Transportation)가 양사 간 조인트벤처를 승인했다. 한국 국토부는 올해 3월 승인했다. 한국 정부 승인이 늦어진 것은 일부에서 조인트벤처가 시행되면 노선 독점이 심화돼 가격 상승 등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이런 우려를 감안해 국토부는 협정을 인가하면서도 3년 후 재검토하기로 했다.
이달 조인트벤처 시행을 앞두고 대한항공은 지난달 델타항공의 스티브 시어 국제선 사장이 참석하는 기자회견을 계획했지만 취소했다. 오너가 갑질 논란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회사 분위기상 조인트벤처 시행을 대대적으로 알리기 어려웠다”며 “실무 차원에서는 공유 노선 확대 등 구체적인 사업 실행을 위한 작업을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