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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 팔씨름 vs 유해진 레슬링… 어벤져스 틈새 한판대결

입력 | 2018-04-29 18:01:00


레슬링에 가족애를 버무린 영화 ‘레슬러’. 흥행 보증수표로 자리 잡은 유해진의 자연스러우면서도 코믹한 연기가 극을 이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실베스터 스탤론의 ‘오버 더 톱’을 보고 언젠가 팔씨름 영화의 주인공이 되겠다는 꿈을 가졌어요.” (배우 마동석)

“전직 레슬링 국가대표인 새 역할 때문에 한 여름에 땀 좀 흘렸죠.” (유해진)

배우 유해진(48)과 마동석(47)이 5월 극장가에서 스포츠를 소재로 한 영화로 맞붙는다. 영화 ‘챔피언’(1일 개봉)에서 마동석은 팔씨름 선수 역을, 9일 개봉하는 ‘레슬러’에서는 유해진이 전직 레슬링 국가대표 귀보 역으로 관객과 만난다.

●훈련 기간 2년 VS 체육대학 수련

‘팔씨름’을 소재로 한 영화 ‘챔피언’. 실제 아마추어 팔씨름대회에 출전했던 마동석의 팔씨름 액션과 인간적인 연기가 돋보인다.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챔피언’과 ‘레슬러’ 모두 두 배우의 인지도 하나 믿고 출발한 영화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챔피언’은 ‘힘 센 이미지의 마동석이 팔씨름을 하면 재미있겠다’는 김용완 감독의 막연한 아이디어로부터 기획이 시작됐을 정도.

지난해 주연작 ‘범죄도시’ ‘부라더’를 연속 흥행시킨 마동석은 이번 영화에서 어렸을 때 미국으로 입양된 팔씨름 선수 마크 역을 맡았다. 팔씨름 세계 챔피언을 꿈꿨지만 팍팍한 현실 탓에 마트 경비를 전전하던 그는 스포츠 에이전트(권율)의 설득으로 한국에 와 우여곡절 끝에 팔씨름 챔피언에 오른다. 마동석은 전례 없던 ‘팔씨름 액션’을 선보이기 위해 팔뚝 둘레를 20인치까지 키웠다. 훈련에 쏟은 시간만 무려 2년. 국가대표 팔씨름 선수들에게 꺾어 누르기, 손목 비틀기 등 각종 고급 기술까지 전수받았다. 이 악물고 연습한 이유를 묻자 “관객에게 가짜처럼 보이기 싫었다”고 답했다.

레슬링에 가족애를 버무린 영화 ‘레슬러’. 흥행 보증수표로 자리 잡은 유해진의 자연스러우면서도 코믹한 연기가 극을 이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2016년 ‘럭키’에서 첫 원톱 주연을 맡아 700만 명을 불러 모은 ‘흥행 보증수표’ 유해진은 전직 프로 레슬러 역을 실감나게 소화한다. 링 위를 떠나 살림을 하며 아들 뒷바라지에 힘쓰지만 레슬링을 향한 열정만큼은 여전하다. 유해진은 탄탄한 근육질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 촬영 현장에도 늘 운동 기구를 갖고 다니며 근력 운동에 매진했고, 체육대학에 찾아가 레슬링 동작도 수개월 간 수련했다고 한다.

●스포츠 영화 흥행세 이어갈까

레슬링에 가족애를 버무린 영화 ‘레슬러’. 흥행 보증수표로 자리 잡은 유해진의 자연스러우면서도 코믹한 연기가 극을 이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두 배우의 땀 냄새가 물씬 나는 작품이 극장가를 독식 중인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 맞서 국내 스포츠 영화의 흥행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말아톤’(2005년·419만 명)‘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2008년·401만 명) ‘국가대표’(2009년·803만 명) 등 스포츠를 소재로 한 영화들은 실제 경기를 보는 듯한 긴장감 넘치는 구성과 인간적인 메시지로 대부분 흥행에 성공했다.
두 영화 역시 스포츠를 소재로 하되 속을 들여다보면 한국 관객들이 선호하는 ‘가족애’ ‘동료애’가 주를 이룬다. ‘챔피언’은 미국 입양아가 한국의 가족을 만나면서 그들의 응원에 힘입어 새 삶을 찾아간다는 내용이고, ‘레슬러’ 역시 결국은 레슬링으로 소통하는 아버지와 아들에 대한 이야기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스포츠를 소재로 해도 ‘머니볼’같은 다소 차가운 외국 감성의 영화들은 국내에서 흥행에 고전하는 경우가 많다”며 “두 영화 모두 관객들이 선호하는 배우에 스포츠라는 흥미로운 소재, 적당히 신파적인 내용이 곁들여진 만큼 비수기 극장가에서 흥행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장선희기자 sun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