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서울 SK와 원주 DB의 챔피언결정전 6차전 경기에서 SK가 우승을 차지한 문경은 감독이 환호하고 있다. 잠실학생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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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프로농구 서울 SK 문경은(47) 감독이 마침내 지도자로서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다.
SK는 18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승제) 6차전에서 원주 DB를 80-77로 꺾고, 시리즈 전적 4승2패로 정상에 등극했다. 챔프전 2연패 후 4연승은 KBL 플레이오프(PO) 역사상 처음이었다. 1999~2000시즌 이후 18년만에 역대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안은 SK는 우승 상금 1억원을 챙겼다. PO MVP는 챔프전에서 매 경기 팀의 공격을 이끈 외국인선수 테리코 화이트에게 돌아갔다. KBL 출입 기자단 투표에서 95표 중 64표를 받은 화이트는 MVP 보너스 1000만원을 받았다. 이날 경기장에는 SK 최태원 회장이 18년만에 직접 찾아 선수들과 함께 우승 감격을 누렸다.
18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서울 SK와 원주 DB의 챔피언결정전 6차전 경기에서 SK가 우승을 차지한 뒤 김선형과 문경은 감독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잠실학생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5년 전 실패를 딛고 일어선 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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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감독은 5년 전 실패를 거울삼아 다시 챔프전에 나섰지만 역시 만만치 않았다. 이번에도 SK가 DB보다 전력이 더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1·2차전 결과는 참담했다. 2번 모두 4쿼터 맹추격했지만 결과는 패배였다. 속상했던 문 감독은 3차전을 앞두고 “챔프전 1승이 참 어렵다. 우승이 아니라 챔프전 1승으로 목표를 바꿨다. 우선 한 번 이기고, 한 발씩 천천히 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3차전부터 SK가 제일 잘 하는 수비 3-2 드롭존을 꺼내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반전을 이뤄낸 문 감독은 그토록 바라던 챔피언 트로피에 입맞춤했다. 선수와 감독으로 KBL리그에서 우승한 역대 세 번째 주인공이 됐다.
그에게는 ‘문애런’이라는 별명이 있다. 애런 헤인즈에 대한 높은 의존도 때문에 팬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썩 기분 좋은 수식어는 아니다. 하지만 문 감독은 이번 시리즈에서 이러한 좋지 않은 평가를 단번에 뒤집는 전술과 전략으로 자신과 팀의 꿈을 이뤄냈다.
문경은 감독-전희철 코치(오른쪽). 스포츠동아DB
● 문 감독에게 없어선 안 될 파트너 전희철 코치
우승이 확정된 순간 눈물을 쏟아낸 문 감독과 진한 포옹을 나눈 파트너 전희철(45) 코치. 둘은 선수 시절이었던 2006년 SK에서 만나 지금까지 한솥밥을 먹고 있다. 둘의 등번호(문경은 10번·전희철13번)는 SK의 영구결번이기도 하다. 2011시즌 문 감독이 팀의 사령탑에 오른 뒤에는 감독-코치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둘은 SK가 자랑하는 수비 전술인 3-2 드롭존을 함께 만들어내기도 했다. 전 코치는 문 감독과 함께 생활하는 기간에 여자프로농구 등에서 2~3차례 정도 감독 제의를 받았다. 하지만 팀을 떠나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문 감독과 계속 SK에 남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전 코치는 농담 삼아 “내가 가긴 어딜 가겠나. SK와 문 감독님하고 평생 함께 할 거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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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