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시즌을 앞두고 롯데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이병규는 새로운 팀에서 주전 못지않은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는 “주전이 되겠다는 욕심은 전혀 없다. 뒤에서 잘 받치는 게 지금의 내가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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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LG효과요? 그런 게 어디 있어요. 만들어진 말일 뿐입니다.”
롯데의 2차 드래프트 안목은 리그 정상급이다. 김성배(은퇴), 심수창(한화)을 2차 드래프트로 데려와 쏠쏠히 기용했던 롯데는 올해도 또 하나의 성공 신화를 쓰고 있다. 롯데는 지난해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고효준(전 KIA), 이병규(전 LG), 오현택(전 두산)을 데려왔다. 이들 모두 1군에서 활약 중이다. 지난해 2차 드래프트로 데려온 자원 모두가 1군 활약 중인 팀은 롯데가 유일하다.
그 중에서도 이병규(35)가 단연 돋보인다. 이병규는 14일까지 15경기에서 타율 0.391, 3홈런, 10타점을 기록했다. OPS(출루율+장타율)는 무려 1.401에 달한다. 전준우~민병헌~손아섭이 건재한 외야에 1루와 지명타자를 나눠 맡는 이대호, 채태인의 존재까지 있어서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실력으로 존재가치를 입증한 이병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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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9회초 1사 1, 2루에 롯데 이병규가 스리런 홈런을 때리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로 팀을 옮길 때 그의 목표는 ‘왼손 대타 요원’이었다. 이를 넘어선 활약을 선보이고 있지만 목표 수정은 없다. 그는 “나이도 있고, 주전이 되겠다는 욕심은 전혀 없다. 내가 할 역할이 있다. 팀이 필요할 때, 한두 타석 나가서 좋은 결과를 내면 된다. 앞에서 끌기 보다는 뒤에서 잘 받치는 게 지금의 내가 할 일이다”고 강조했다.
이병규의 목표는 단 하나, 건강함이다. LG 시절에도 잠재력이 폭발할 때마다 부상에 울었던 경험이 잦기 때문이다. 그는 “이제 한 번 다치면 회복하는 시간이 길다. 안타 하나 더 치는 것보다 부상을 안 당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롯데도 캠프 때부터 이병규의 건강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사이클이 떨어지더라도 캠프 때 무리하지 말자. 어차피 시즌 때 보여주면 된다”는 것이 롯데 트레이닝 파트가 이병규에게 건넨 조언이다. ‘건강하다면 수준급 성적을 낼 선수.’ LG 시절부터 그에게 따라붙던 꼬리표다. 전환점을 돈 그의 야구인생은 어떤 2막으로 이어질까.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