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최대 규모 대회 9일 개최, 꽃샘추위 속 105개팀 참가 열기 경기장 한편엔 마사지실 등 운영… 심폐소생술 등 체험코너도 인기
9일 인천 강화군 길상면 공설운동장에서 열린 제13회 전등사기 강화게이트볼대회 모습.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강화도는 게이트볼 천국이다. 전등사 제공
9일 인천 강화군 길상면 온수리 공설운동장에서 강화도 최대 게이트볼대회가 열렸다. 가장 큰 상금이 걸린 제13회 전등사기 강화게이트볼대회다. 강화도 약 200개 팀 가운데 제법 실력을 갖춘 강팀들을 비롯해 105개 팀이 출전했다. 국내 최고 고찰인 전등사가 13년째 마련하고 있다.
게이트볼은 한 팀 5명의 선수가 스틱으로 공을 쳐서 3개 게이트를 차례로 통과해 골폴(goal pole)을 맞히는 경기다. 육체 능력보다는 신중함과 세밀함을 요구해 연장자들의 대표 스포츠다. 특히 만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30%(약 2만 명)에 이르는 초고령사회 강화도에서는 게이트볼이 가장 인기 있는 생활체육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이날 안개 자욱한 이른 아침부터 공설운동장에 나타난 노인 선수들은 가볍게 몸을 풀었다. 오전 8시 반 예선 첫 경기가 시작됐다. 바람이 거세 체감온도가 영하 1도까지 떨어졌지만 운동장 열기는 점점 뜨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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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 바깥쪽 대형 천막에서는 주부 자원봉사자 40여 명이 어묵과 부침개 등을 만들어 선수와 응원단에 공급했다. 낮 12시가 되자 전등사 바로 밑 식당에서 끓여온 순대국밥이 천막에 도착했다. 1200명분 순대국밥이 순식간에 동이 났다.
강화도에서 제일 큰 대회다 보니 군수 교육감 시·군의원 등 6·13지방선거에 출마할 예비후보가 20명 넘게 찾아왔다. 넉살 좋은 몇몇은 선수와 함께 먹기도 했다. 점심이 지나고 나서도 커피, 떡, 과일, 음료 같은 간식이 계속 제공됐다. 강화인삼막걸리 같은 주류도 곁들여져 잔치 분위기가 한층 고조됐다.
운동장 한쪽에 쳐놓은 몽골텐트 마사지실도 이날 인기였다. 약손봉사단 소속 마사지사 12명이 선수들의 어깨와 발을 주물러주고 근육통이 심하면 파스도 붙여줬다. 봉사단을 이끌고 있는 주재희 씨(60·여)는 “70명 넘는 어르신이 발과 경락마사지를 받으며 피로를 풀었다”고 말했다.
다른 천막에서는 심폐소생술과 소화기 및 소화전 사용법을 알려주는 ‘찾아가는 소방안전 체험 한마당’이 마련됐다. 실생활에 도움이 돼서인지 노인들 발길이 틈틈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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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