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고무줄 이자’ 영업점마다 시기별로 변화무쌍… 불투명한 산출근거로 고객 피해 당국 실태조사후 ‘규준’ 개정 추진… 은행 “과도한 시장개입 우려” 일각 “대출규제도 변동폭 키워”
시중은행들이 자의적으로 가산금리를 정하면서 소비자들이 대출을 받는 시기에 따라 대출 이자를 더 내는 피해를 입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이 경쟁사 대비 실적이나 영업 목표 등에 따라 가산금리를 조정하고 있어 산출 근거가 투명하지 않다”며 실태 조사를 시작했다.
○ 고무줄식 가산금리 체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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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산금리가 중요한 이유는 소비자들의 이자 부담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에, 혼합·고정형 대출의 경우 은행채 5년물 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결정한다. 만약 두 명의 은행 고객이 각각 연 3.2%와 연 3.5%의 금리로 2억 원의 20년 고정금리 대출을 받는다면 두 사람이 20년간 내는 이자비용은 1200만 원의 차이가 난다. 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가산금리는 변동·고정금리할 것 없이 한 번 정해지면 만기까지 똑같이 적용된다”며 “이 때문에 장기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가산금리가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실제로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고무줄’처럼 자의적으로 운영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B은행은 2016년 1월 가산금리가 0.95%였지만 3개월마다 1.05%(4월), 1.4%(7월) 1.5%(10월), 1.3%(2017년 1월)로 계속 바뀌었다.
○ “대출 시기 따라 소비자 피해 커” vs “금리는 시장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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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은 통상 산출된 가산금리보다 금리를 낮춰 적용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사실 대출금리를 정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 경쟁력”이라며 “대출 실적을 쌓기 위해 현장에서는 실제보다 가산금리를 낮춰 적용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가산금리 조사가 ‘시장 가격’에 대한 과도한 개입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자동차 회사들이 자동차 가격이 어떻게 결정됐는지 투명하게 고시하는 것 봤느냐”며 “은행에 있어 금리는 일종의 마케팅인데, 최근 금융당국이 너무 소비자 보호에만 치중하는 것 같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가산금리의 변동 폭이 커진 것은 금융당국 탓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조이라고 하면 은행 입장에서는 가산금리를 올려 ‘금리가 너무 높으니 다른 은행으로 가라’고 할 수밖에 없다”며 “금융당국이 자초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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