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前 대통령 구속 수감]메모지 3장에 560자 분량 페북에는 어젯밤 11시 15분 올려 “국민 눈높이에 미흡한 부분 언젠가 할말 할수 있으리라 기대” 영장 발부소식 들은 이명박 前대통령, “생각보다 빨리 했네” 한마디
이명박 전 대통령이 22일 오후 11시 넘어 자신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진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3장짜리 자필 메모. 이 전 대통령은 하루 전인 21일 새벽 구속을 예감하고 미리 글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전 대통령 페이스북 캡처
이 전 대통령은 “지금 이 시간 누굴 원망하기보다는 이 모든 것은 내 탓이라는 심정이고, 자책감을 느낀다”며 메모를 시작했다. 이어 그는 “지나온 날을 되돌아보면 기업에 있을 때나 서울시장, 대통령직에 있을 때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대통령이 되어 ‘정말 한번 잘해 봐야겠다’는 각오로 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과거 잘못된 관행을 절연하고 깨끗한 정치를 하고자 노력했지만 오늘날 국민 눈높이에 비춰 보면 미흡한 부분이 없지 않았다”고 다시 한번 자책했다.
그는 검찰 수사 과정을 언급하면서 “지난 10개월 동안 견디기 힘든 고통을 겪었다. 가족들은 인륜이 파괴되는 아픔을 겪고 있고, 휴일도 없이 일만 했던 사람들이 나로 인해 고통받는 것을 생각하면 잠을 이룰 수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구속됨으로써 나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과 가족의 고통이 좀 덜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 바라건대 언젠가 나의 참모습을 되찾고 할 말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 글에서 “나는 그래도 대한민국을 위해 기도할 것이다”라고 적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