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연속 통합 챔프 우리은행 전주원 코치 “시즌 중엔 中2 딸 볼 틈 없어 항상 미안”
21일 여자프로농구 통합 우승 6연패를 확정지은 뒤 선수들에게 헹가래를 받고 있는 우리은행 전주원 코치(위). WKBL 제공
전 코치는 “우리은행 와서 6번 우승했는데 이번이 가장 힘들었다. 그래서 더 기쁨이 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상을 지켜야 한다는 부담이 컸다. 외국인 선수를 4번이나 바꾸면서 시즌 내내 삐거덕거렸다”고 설명했다.
위기가 기회라는 말은 우리은행에도 적용됐다. “악재가 반복되면서 선수들 사이에 어디 한번 해보자는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새로 합류한 김정은은 우승에 목말라 있던 선수여서 타성에 젖기 쉬운 기존 선수들에게 자극이 됐어요. 최고참 임영희를 비롯해 선수 전원이 정은이가 우승하고 최우수선수(MVP)가 되면 소원이 없겠다고 말할 정도였어요.”
우리은행 통합 6연패를 이끈 전주원 코치가 선수 때부터 모아둔 12개의 우승 반지. 전 코치는 선수와 지도자로 14차례 우승을 맛봤다. 현대 시절 한 번 우승 반지를 제작하지 않았으며 이번 우승으로 받게 될 반지는 곧 주문에 들어간다. 전주원 코치 제공
여자프로농구 6개 구단에는 3명의 여성 지도자가 있지만 기혼자는 전 코치가 유일하다. 딸 하나를 둔 그는 “올해 아이가 호환마마보다 무섭다는 중 2가 됐다. 엄마가 시즌 때는 거의 밖에 있어 할머니가 봐주시다 보니 항상 미안하다”고 말했다.
전 코치는 딸이 경기장에 오면 이기는 날이 많다고 했다. “1차전 때도 응원을 와 이겼어요. 아이가 3차전 때는 공부 때문에 못 온다고 미안해하기에 꼭 이겨 빨리 다시 만나자고 했는데 그 약속을 지켰네요.”
모든 손가락을 다 채우고도 남는 12개의 우승 반지를 선보이고 있는 우리은행 전주원 코치.
전날까지 코트에서 선수들을 독려하던 전 코치는 어느새 사춘기 딸을 둔 엄마가 돼 있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