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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윤종의 쫄깃 클래식感]프랑스 인상주의 음악의 선구자, 드뷔시 서거 100주년

입력 | 2018-03-20 03:00:00


음악 하면 독일과 오스트리아가 먼저 떠오르지만 프랑스도 음악 강국이었습니다. 모차르트와 베토벤 이후 주도권을 독일어권으로 넘겼을 뿐이죠. 1871년 프로이센-프랑스 전쟁(보불전쟁)이 프랑스의 패배로 끝나자 프랑스는 음악뿐 아니라 국가적 자존심에도 상처를 입었습니다. 이해, 작곡가 카미유 생상스의 주도로 프랑스 국민음악협회가 창설됐습니다. 존재가 희미해진 프랑스의 음악을 바로 세우자는 취지였습니다.

국민음악협회가 주목한 것은 독일 음악의 형식미였습니다. 생상스는 독일 음악 못잖은 견고한 구조를 프랑스 음악에 도입하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베토벤 교향곡 5번처럼 간단한 동기(모티브)가 발전해 긴 곡을 빚어내는 교향곡 3번 ‘오르간’ 등을 썼습니다. 생상스로부터 국민음악협회를 넘겨받은 세사르 프랑크도 공통된 선율이 여러 악장을 순환하는 ‘순환형식’으로 프랑스적 형식미를 세우려 노력했습니다.

이들의 노력은 수많은 아름다운 프랑스 기악곡을 만들어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프랑스 고유의 음악이 탄생됐다’고 여기지는 않았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국민음악협회의 위기도 독일 때문에 빚어졌습니다. ‘오늘날의 독일 음악도 연구해서 좋은 부분을 본받자’는 의견에 생상스가 반발해 협회를 떠난 것입니다.

실제로 프랑스적인 음악은 형식미와 무관하게 생겨났습니다. 한 세대 뒤의 기재(奇才)인 클로드 드뷔시(사진)가 1892년 ‘목신의 오후 전주곡’이라는 관현악곡을 발표했습니다. 형식을 중시하기는커녕 형식을 해체한 작품이었습니다. 형식뿐 아니라 기존 음악의 많은 요소를 이 곡은 해체했습니다. 프랑스 인상주의 회화에서 윤곽선이 희미하게 해체되듯이 이 곡에서는 선율이 흩어져 짧은 동기들로 떠다닙니다. 인상주의 회화에서 안료들이 중첩되어 섞이며 기존에 없던 색감을 만들어내듯, 화음도 기존의 규칙에서 벗어나 중첩되며 새로운 소리의 인상을 만들어냅니다. 오늘날 사람들은 드뷔시의 음악을 프랑스에서 비롯된 ‘인상주의 음악’의 선구로 부릅니다.

이달 25일은 프랑스 인상주의 음악을 만들어낸 드뷔시의 서거 100주년 기념일입니다. 아름다운 봄날. 신기루처럼 어른거리는 드뷔시의 인상주의 음악 작품을 들어보기에도 적합한 시기입니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