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수 부산시장 인터뷰
서병수 부산시장은 5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부산시장이라면 나라 전체가 나아갈 방향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잘못된 것은 분명히 잘못됐다고 지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부산시 제공
5일 부산시청 접견실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한 서병수 부산시장은 우여곡절 끝에 추진하는 김해신공항을 두고 나오는 이견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정부의 신공항 발표 목전에 ‘가덕도에 신공항이 안 되면 시장직을 걸겠다’고 말한 것은 부산 이외 지역으로 결정되는 것을 막기 위한 고육책이었다는 얘기다. 김해공항을 확장하기로 한 정부 결정은 자신의 정치생명과 사실상 맞바꾼 선택이었다는 게 서 시장 논리다.
그는 당시의 전략적 결단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최근 일각의 움직임은 신공항 문제를 자칫 원점으로 되돌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역갈등을 부추길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2030 부산월드엑스포’도 서 시장의 주요 관심사다. 엑스포 유치는 김해신공항과 함께 서(西)부산 개발의 메가프로젝트다. 그는 부산이 해외 주요 도시와 유치 경쟁을 하려면 엑스포가 국가사업으로 승인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2021년 국제박람회기구(BIE)에 유치신청서를 내려면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다음은 서 시장과의 일문일답.
-일자리 창출을 시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성과는 어떻게 평가하나.
“행정, 도시, 경제 체질을 바꾸는 데 힘썼다. 공무원들이 시민과 함께 현장우선, 책임시정의 자세로 바뀌고 있다. 사람 중심의 도시재생사업 ‘다복동(다함께 행복한 동네 만들기)’을 통해 부산의 모습이 영글고 있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 만들기, 규제 완화, 연구개발(R&D) 투자기반 조성을 통해 경제 체질 변화에 주력했다. 부산을 세계에 알리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국내외 우수기업 100개사를 유치하고 일자리 1만3000개를 만들었다. 이제 부산 미래성장기반이 다져졌다고 본다.”
-시책을 추진하면서 난관도 많았다. 부산의 미래사회 가치와 정치신념에 대해 굽히지 않아 문제를 더 키워다는 지적도 있다.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재선에 자신이 있는가.
“4년 전에는 서병수를 알리는 선거였다면 이번에는 4년간 무엇을 했나를 알리는 선거다. 유권자들에게 진솔하고 진정성 있게 다가가겠다. 부산시장이라면 나라 전체의 방향에 관해서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전개되는 대북관계나 경제정책에 걱정스러운 부분이 적지 않다. 현 정부가 엉뚱한 방향으로 가는 것을 견제하겠다. 광복 이후 대한민국은 국민의 땀과 희생으로 이만큼 성장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기초 가치였다. 하지만 최근 헌법개정 논의 과정을 보면 우리가 보호하고 존중해야 할 가치가 훼손되고 무시당하는 느낌이다. 분명히 어떤 세력이 배후에 있는 것 같다. 이런 걸 가만히 보고 있을 수만은 없다. 잘못된 것은 분명히 잘못됐다고 지적하겠다.”
-부산의 자유한국당 분위기는 여당에 비해 조용하다. 홍준표 대표와의 관계는….
“예전하고는 많이 달라졌다. 부산의 정국 상황이라든가, 지지율 추이 등 다양하게 의견을 나눈다. 서로 힘을 합해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하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최근 한국당에 공천관리위원회가 구성돼 공천 룰을 정하고 있다. 경선이 필요하면 경선할 것이고, 부작용이 많다고 판단하면 전략공천하지 않겠는가. 제가 ‘감 놔라 배 놔라’ 할 수 없다. 선거는 시민 마음을 사로잡는 것 아닌가. 어떻게 하면 이들의 마음을 더 많이 서병수한테 오게 할 수 있는지 고민하겠다. 시민과 함께 호흡하며 더 많이 만나겠다.”
“사람들은 기성 정치인을 신선하게 보지 않는다. 자신은 젊은이 못지않게 참신하고 혁신적인 변화를 추구한다고 생각하는데 보는 사람은 그렇지 않다고 여길 때가 많다. 저도 정치를 하면서 다른 사람 도움을 전혀 받지 않았다고는 말하지 못한다. 하지만 비교적 깨끗하게 하려고 노력해왔다. 그러나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좋지 않은 이미지가 있을 수 있다. 이런 것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영화 ‘다이빙벨’과 부산국제영화제, 엘시티 사건 등등이 그렇다. 부산시민에게 ‘서병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진짜 정치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와 메시지를 던져주고 싶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