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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다가 자꾸 화장실 가고, 이유 없이 입맛이 없으세요?”

입력 | 2018-03-12 03:00:00

신장이 보내는 이상 신호
얼굴-몸 붓고, 소변 탁하면 문제… 과일-날채소는 적게 섭취해야




건강한 사람의 신장(왼쪽)은 선홍빛이 돌고 구조도 선명하게 드러난다. 반면 만성신부전증에 걸린 환자의 신장은 갈색으로 변했고 조직도 망가져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매년 3월 둘째 주 목요일은 세계 의료계가 정한 ‘콩팥의 날’이다. 이 시기가 되면 자신의 콩팥, 즉 신장에 이상이 없는지를 한 번쯤 점검해 보는 것이 좋다. 신장은 한번 나빠지면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신장은 강낭콩 모양에 팥처럼 붉어 ‘콩팥’이라고 불린다. 신장은 양쪽 옆구리 뒤편, 즉 척추를 사이에 두고 좌우로 마주 보고 있다. ‘생명의 필터’로 불리는 신장은 노폐물을 걸러 유해한 물질이 신체 내에 쌓이지 않게 한다.

몸속에 특정 물질이 필요 이상으로 많으면 신장이 알아서 소변으로 배출시킨다. 부족한 성분이 있으면 신장의 세뇨관에서 재흡수한다. 적혈구 생산을 자극하는 조혈 호르몬을 분비해 적혈구 세포의 적당한 수치를 유지시켜 빈혈도 방지한다. 하지만 신장이 나빠지면 몸에 독소가 쌓이고 신체의 균형이 깨진다.

문제는 특별히 아픈 증상이 없어도 신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신장은 기능의 90%가량이 훼손돼도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고 전문의들은 경고한다. 이에 신장 이상 시 나타나는 작은 신호를 감지할 수 있어야 한다. 우선 신장에 이상이 생기면 식욕이 줄고 피로가 쉽게 쌓인다. 얼굴과 몸도 붓는다. 특히 밤에 소변을 보는 일이 늘어난다. 소변에 혈액, 거품 등이 섞이게 된다. 이 같은 증세가 나타나면 하루라도 빨리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김순배 서울아산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보통 신장 기능이 60% 이하로 감소된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적 콩팥병’ 즉 만성신부전”이라며 “만성신부전일 경우 치료를 해도 건강한 신장으로 되돌리기 힘들기 때문에 빨리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만성신부전의 주요 원인은 당뇨병, 고혈압, 사구체신염 등이다. 이 밖에 유전성 신장 질환의 가족력, 자가면역질환, 고령, 단백뇨 등이 만성신부전으로 발전된다.


신장 건강을 지키려면 평소 당뇨병, 고혈압 등을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장혜련 삼성서울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만성신부전의 가장 중요한 치료 원칙은 소변에 단백질이 섞이는 ‘단백뇨’를 줄이고 혈압을 조절하는 것”이라며 “혈액 속 포도당 농도를 뜻하는 ‘당화 혈색소’ 수치가 7% 이하로 유지되게 혈당을 조절하고, 단백뇨 양을 하루 1g 미만, 고혈압의 경우 수축기 혈압을 130㎜Hg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장에 무리를 주는 독성이 강한 약이나, 술과 담배도 피해야 한다. 또 단백질 섭취를 줄이고 저염식으로 식단을 꾸린다. 특히 신장이 나빠지면 칼륨 배설이 제한된다. 이로 인해 심장마비 위험이 증가하므로 칼륨이 많이 포함된 과일, 날채소, 호박 등은 적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 성분 미상의 한약재나 건강식품, 비스테로이드성 소염 진통제와 같은 약제는 신장 기능을 악화시키므로 전문의와 상담한 후 복용해야 한다. 장 교수는 “만성신부전이 심각해지면 전문의와 상담해 혈액 투석 요법, 나아가 신장 이식을 받아야 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신장 기능이 지속적으로 저하돼 말기 신부전에 도달하는 것을 막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