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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공직자, 난중일기 읽고 모범 보고서 삼아야”

입력 | 2018-03-08 03:00:00

김훈 작가, 공공언어 바로세우기 강연
“사실 입각한 기록의 정직성이 우선”




“난중일기에는 해군들이 물고기를 몇 마리 잡아 먹었는지, 화살촉이 몇 개가 남았는지 등 사실에 입각한 기록만을 담백하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보고의 정직성에 의해서만 조직이 유지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관훈클럽 신영기금회관. 소설 ‘칼의 노래’, ‘남한산성’의 김훈 작가(70·사진)는 공공언어를 바로 세우는 일의 중요성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공무원이 쓴 보고서의 모범을 충무공 이순신의 글에서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는 서울시청과 서울 중구청, 대전시청 등 전국 각지의 지방자치단체 소속 공무원 20여 명이 모였다. 우리글진흥원에서 주최한 ‘공직자를 위한 언어 능력 향상 프로그램’에 참가한 공무원들이다. 그는 “공공의 언어는 법과 개인을 연결해주는 유일한 소통 수단”이라며 “공직자에게 말과 글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한시도 잊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공공언어의 대표 격이라 할 수 있는 우리나라 헌법의 서술이 지나치게 불친절하다며 시민들에게 다가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헌법 전문을 보면 중요한 가치들을 한 문장에 다 넣으려고 하다 보니 그 누구도 쉽게 이해하지 못하게 쓰여 있다”며 “개헌을 한다면 헌법의 문장을 쉽게 다듬는 작업이 꼭 들어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