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 인터뷰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달 28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더 큰 대한민국을 실현하려면 지방분권을 통해 지방의 힘을 국가의 힘으로 키워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헌 이전이라도 법 개정을 통해 가능한 재정권 등을 지방에 이양하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시 제공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달 28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28정신과 내용을 역사교과서에 충실하게 담아 후손들에게 민주주의의 살아 있는 교육을 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이날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는 정부 주관의 첫 번째 2·28민주운동 기념식이 열렸다. 기념식은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개최 도시의 특성을 살려 뮤지컬 형식으로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국민의례부터 2·28민주운동 찬가 제창까지 모든 식순이 뮤지컬 연기자들이 공연하는 것처럼 역동성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구를 처음 방문한 것도 관심을 모았다.
권 시장의 임기 동안에는 대구시민의 자긍심을 높이고 대구정신을 세계화하는 성과가 이어졌다. 2·28민주운동 국가기념일 지정을 비롯해 동구 신암선열공원 국립묘지 지정, 국채보상운동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선정이 천신만고 끝에 결실을 맺었다. 권 시장은 “국채보상운동은 124만 명, 2·28민주운동은 113만 명의 대구시민이 서명하고 동참했다. 시민들의 뜻을 받들어 위대한 정신을 후대에 잘 전수하고 세계에 널리 알리는 일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운명은 스스로 개척해야 한다는 소신을 되새겼다”며 “자강불식(自强不息)의 정신만이 지역의 미래를 열어갈 수 있다는 교훈도 곱씹었다”고 했다. 다음은 권 시장과의 일문일답.
―항상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지역 모델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는데…
“중앙정부에 의존해 지역 산업을 발전시키겠다는 의존적이고 낡은 사고는 버려야 한다는 생각을 늘 해왔다. 취임 이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팔을 걷었지만 불가능하다는 시각이 많았다. 그런 우려를 딛고 지금 대구는 변화의 싹을 틔우고 있다. 스마트시티 조성을 정부보다 2년 앞서 추진하고, 전기자동차 도시를 표방하면서 노력했던 것들이 하나씩 윤곽을 갖춰가고 있다. 중소기업 육성정책의 하나인 대구 스타기업 육성과 낡은 동네를 바꿔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도시재생 사업은 중앙정부가 대구를 벤치마킹하는 모범 사례다. 이러한 개척 사업들은 대구의 희망 미래를 열어가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미국, 유럽 항공 노선 수요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등 대구공항 통합 이전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다.
―대한민국 보수가 위기라는 분위기가 적지 않다.
“사람을 키우지 않았던 과거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지금은 보수의 기본 가치부터 다시 정립해야 할 시기라고 본다. 보수는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그리고 보수는 자유와 민주, 인권, 정의가 흐르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쇄신을 거듭했다. 사람은 누구나 부족하고 실수할 수 있다. 보수는 공동체 이익을 앞세웠기 때문에 잘못이 있으면 역사 앞에 반성하고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그래야 보수 이념을 바탕으로 미래 혁신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의견인데,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가치를 바탕으로 하는 보수는 기회를 평등하게, 경쟁은 자유롭게, 결과는 존중해주는 것이다. 보수의 가치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확산시키고 그 의미를 국민과 공유하는 일을 늦었지만 시작해야 한다.”
―만약 재선을 한다면 대권 도전에 나설 것인지….
“대구를 얼마나 성공시키느냐에 달려 있다. 성공한 재선 시장으로 우뚝 서야 대구시민과 국민이 대선에 기대를 모을 수 있지 않겠나. 처음 출마할 때도 말했지만 도시의 꿈은 그 도시 지도자의 꿈과 같이 커간다. 지도자는 도시의 꿈을 키울 책무가 있다. 이런 차원에서 보면 대구시장은 대선의 꿈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그게 대구와 시민을 위한 도리라고 생각한다. 꿈의 실현 여부는 시장 임기 동안의 성적표가 말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