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동아일보DB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는 6일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성폭행 의혹 사건에 대해 “안희정 너마저도…”라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조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은 달라도 괜찮은 정치인이라 생각했었는데 안희정에게 정치하지 말라던 고(故) 노무현 대통령님의 말씀이 문득 떠오르는 아침”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조 대표가 언급한 노 전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 2013년 노 전 대통령의 유일한 후원자로 알려진 강금원 전 창신섬유 회장에 관한 책 ‘강금원 이라는 사람’에 담겼다.
책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취임 몇개월 후 강 전 회장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안 전 지사에게 “자네는 정치하지 말고 농사를 짓는게 어떤가”라고 말했다. 강 전 회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 “안희정 얼굴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고 표현했다. 노 전 대통령은 그 다음날에도 안 지사에게 정치를 하지 말라고 얘기했고, 보다 못한 강 전 회장이 ‘그러지 말아라. 내가 도와주겠다’며 안 지사를 위로했다고 적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이 안 지사에게 ‘정치하지 마라’고 한 이유는 그의 정치적 능력을 의심해서는 아닐 가능성이 더 높다. 노 전 대통령은 과거 후배들이 정치하는 것을 반대하는 이유로 “얻을 수 있는 것에 비해 잃어야 하는 것이 너무 크기 때문”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즉 정치적 동지라고 표현하며 애정을 보인 안 전 지사가 정치를 하면서 부닥칠 난관을 우려해 만류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안 전 지사를 포함해 이광재, 윤태영 등 참여정부에 관여했던 이들이 공동으로 집필했다.
한편 조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추가로 올린 글에서 안 전 지사의 성폭행 의혹 사건을 ‘전형적인 권력형 성범죄’라고 규정하며 “가해자는 내려놓을 게 아니라 자신이 저지른 범죄에 합당한 형사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참담하고 충격적이다. 진보보수의 문제도 아니고 결코 정치적 공방거리로 소비해서도 안 되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가 피해자를 어떻게 보호할 것이냐의 문제”라면서 “폭력을 고발한 피해자를 향해 왜 지금이냐고 물어도, 왜 저항하지 않았느냐고 묻는 것도, 의도를 묻고 해석을 하는 것도 폭력이고 잔인한 2차 가해다. 피해자를 향한 관심이 아니라 피해자를 지키기 위한 연대에 힘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평화당은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 폐기를 비롯해 8개 법안을 당론으로 정했다”며 “용기 있게 ‘미투’(Me too)에 나선 피해자 여러분, 두려워하지 말라.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덧붙였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