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도 “최대 정책 실수” 비난 美 항공-車등 제조업체 원가 상승… 경쟁력 약화땐 일자리 감소 ‘부메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일률적으로 높은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자 자동차와 항공 등 미국 내 제조업체도 직격탄을 맞았다. 철강과 알루미늄 원가 상승에 따른 가격 경쟁력 약화와 수출시장에서의 무역 보복 등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1일(현지 시간) 미 뉴욕증시에서 자동차회사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의 주가는 전날보다 각각 4%, 3% 하락했다. 항공기회사 보잉과 중장비회사 캐터필러 주가도 각각 3.5%, 2.8% 떨어졌다. 반면 철강회사 US스틸 주가는 5.7%, 알루미늄회사 뉴코어는 3.3% 상승해 대조를 보였다.
철강과 알루미늄 가격이 오르면 자동차, 중장비, 항공기 회사의 원가 경쟁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항공기 시장의 ‘큰손’인 중국이 무역 보복에 나설 경우 미국 회사인 보잉사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정책을 그동안 높게 평가해온 보수 성향 월스트리트저널(WSJ)마저도 관세 부과 정책을 트럼프 대통령 임기 중 ‘가장 큰 정책적 실수’로 규정하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WSJ는 사설에서 관세 부과를 사실상의 ‘세금 인상’이라고 지적하고 “(해당 정책은) 미국의 노동자들을 더 아프게 하고 (다른 나라의) 보복을 불러 미국의 수출길을 막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정책을 펼치는 데 필요한 한국은 미국의 전체 철강 수입량 중 10%를 차지한다”며 “관세 부과는 세계 평화를 위협할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관세를 부과했기 때문에 “중국도 같은 논리를 사용할 수 있다”며 “미국이 세운 국제 무역질서가 붕괴될 수 있다는 것이 (관세 부과에 따른) 진짜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한기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