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이 엇비슷한 말들끼리 뛰는 경마에선 무조건 말의 코가 결승선을 먼저 통과해야 한다. 1초당 1500프레임을 촬영하는 초고속 카메라로 본 ‘코차’(코가 살짝 먼저 들어온 경우)로 승패가 엇갈리는 장면. 사진제공|한국마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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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마 코가 결승선 지나는 순으로 순위
육안 확인 어려울땐 초고속 카메라 사용
정밀 판정에도 식별 안된다면 동착 판정
스피드의 묘미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쇼트트랙은 동계스포츠의 백미다. 짜릿한 스피드와 순발력을 구경하는 것도 즐겁지만, 경주 규정을 알고 보면 더욱 재미있다.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녀 1000m에서 김동성과 전이경 선수가 ‘회심의 발 내밀기’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장면은 지금까지도 극적인 승부의 하나로 꼽힌다. 결승선을 통과할 때 스케이트 날이 먼저 들어온 사람이 이기는 규정 때문이었다. 이 기술에 뛰어났던 우리나라 선수들을 견제해 날이 얼음에서 떨어지면 안 된다는 추가 규정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 경마 결승선 기준은 ‘코’일까, ‘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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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마들이 결승선에 들어올 때, 코가 살짝 먼저 들어온 경우를 가리켜 ‘코차’라고 부른다. 팬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아슬아슬한 경주가 바로 이런 경우다. 그 차이가 너무 미세해 육안으로 확인이 어려울 때는 1초당 1500프레임을 촬영하는 초고속 카메라를 사용한다.
카메라는 0.01mm의 차이까지도 식별한다. 초고속 카메라를 동원한 정밀 판정에도 불구하고 박빙의 승부 중 몇몇은 도저히 식별이 안되어 결국 동시에 결승선을 통과한 동착으로 판정하기도 한다. 덧붙이자면 결승선에 들어올 때 말과 기수가 함께 있어야 순위가 인정된다. 경마는 기수가 말에 타고 있어야 하는 종목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경마한일전인 SBS스포츠 스프린트(G Ⅲ)에서는 1위부터 3위까지 경주마가 모두 ‘코차’의 접전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1200m 단거리 경주인데다 세 마리의 경주마 모두 경주 종반에 다른 경주마를 제치고 역전하는 경기를 펼쳐 재미가 더해졌다.
이처럼 스피드 스포츠의 묘미란 짜릿한 속도 경쟁을 보는 즐거움도 있지만, 규칙을 알고 보면 즐거움도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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