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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책 갈피 못잡는 한국, 5년전 佛과 비슷… 성장 가능성 평가해 ‘창업 후 지원’ 강화를”

입력 | 2018-01-15 03:00:00

[3만 혁신기업이 3만달러 한국 이끈다]韓-佛 양국서 창업해본 스타트업 경험자들의 제언




지난해 12월 스테이션F에서 만난 한국인 스타트업 창업자 이상준 로보디바인 대표(오른쪽)와 김승규 뼥플러스 이사가 프랑스의 스타트업 문화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파리=한우신 기자

“5년 전 프랑스 상황이 현재 한국과 비슷해요. 혁신기업을 육성하고 창업을 지원해야 한다는 건 알지만 갈피를 못 잡고 있죠.”

스테이션F 인큐베이터 기관 중 하나인 ‘크리에이티브 밸리’에서 일하는 한예은 프로젝트 매니저는 라 프렌치 테크 정책이 시작된 2013년 이전 모습을 현재 한국과 비교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프랑스는 기존 방식으로는 경제 성장에 한계가 있음을 깨달았다. 최근의 한국과 유사하다. 위기의식을 느낀 프랑스는 창업을 독려하기 시작했지만 정책은 중구난방이었다. 창업에 대한 시각도 지금처럼 긍정적이지만은 않았다. 라 프렌치 테크 정책을 선언하면서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들은 체계화됐다. 여러 부처의 정책이 일원화되자 낭비가 줄었다. 젊은층은 과감하게 스타트업 창업에 나서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기자가 스테이션F를 찾았을 때 한국에서 온 스타트업이 5곳 있었다. 그중 하나인 ‘샾플러스’ 김승규 이사는 “사실 창업 자체만 놓고 보면 한국이 프랑스보다 어렵지 않다”고 했다. 초기 창업자금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많기 때문이다. 문제는 창업 이후다. 창업한 지 1년을 갓 넘긴 스타트업이 추가로 자금을 구하려 할 때 많은 금융회사들이 매출액 자료를 요구한다. 혁신기업을 키운다면서 평가 잣대는 기존 기업과 똑같은 것이다. 김 이사는 “프랑스에서는 스마트폰 앱을 개발한 스타트업을 평가할 때는 앱을 설치한 뒤 구매로 이어지는 비중이 얼마인지처럼 성장 가능성을 평가하는 다양한 기준을 적용한다”고 했다.

코딩 교육용 로봇을 만드는 업체인 ‘로보디바인’의 이상준 대표 역시 한국이 부족한 점으로 스타트업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꼽았다. 공감대가 부족하다 보니 민간 투자가 활발하지 않다. 그는 “한 번 실패 후 재도전할 수 있는 지원제도를 이용하는 것도 매우 복잡하다”고 말했다.

스타트업에 대한 인식만 개선되면 한국도 스타트업 천국이 될 수 있고 ‘스테이션 K’ 같은 허브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프랑스인으로 2015년 서울과 지난해 7월 파리에서 잇달아 창업한 미카엘 마스 사이맵스(Symaps) 대표는 “어느 나라나 창업 절차는 복잡한데 한국은 상대적으로 행정 처리 절차가 편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창업을 독려하고 실패에 관대한 문화만 갖춰지면 한국에도 많은 혁신기업이 생겨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파리=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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