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608명 중 222명 중독… 안전사고 확률 1.9배 높아
대학생 한동주(가명·20)씨는 길을 걸으며 스마트폰 게임을 하다 사람들과 부닥칠 뻔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인기 만화 캐릭터가 등장하는 게임을 즐겨하는데, 틈틈이 들어가 조작을 해야 ‘레벨업’이 가능하다. 길을 가다가도 게임을 할 수밖에 없다. 한 씨는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다 전봇대나 가로등에 부딪칠 뻔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사용이 대중화되면서 이로 인한 사고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스마트폰 중독과 실제 사고 발생 간 연관성을 밝힌 연구가 나왔다. 민경복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와 서울대 보건환경연구소 공동연구팀은 2016년 8, 9월 2개월간 대학생 608명을 설문조사 해 스마트폰 중독과 안전사고 경험 간 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스마트폰 중독으로 나타난 222명(36.5%)은 중독되지 않은 사람에 비해 일상생활에서 안전사고를 경험하는 비율이 1.9배 높았다. 특히 △추락·미끄러짐을 경험할 확률은 2.08배 △부딪힘·충돌을 겪을 확률은 1.83배 높게 나타났다.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한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에서는 운전 중 스마트폰 사용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 나아가 하와이 호놀룰루시에서는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자에게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민 교수는 “현재 90%가 넘는 국민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며 “스마트폰으로 인한 사고 예방을 위해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