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이정모 지음/288쪽·1만5000원·바틀비
흔히 훼방꾼을 뜻하는 데 쓰이는 ‘미꾸라지’. 하지만 과학적으로 보면 누구보다 꼭 필요한 존재다. 동아일보DB
서울시립과학관장이자 대중을 위해 쉽고 재미있게 과학을 풀어쓰기로 유명한 저자는 이렇게 일상생활에서 때로는 오해되거나 무시되는 과학적 진실들을 구체적인 실례를 바탕으로 풀어준다. 장내 세균, 늦잠, 감기 등 일상적인 소재에서부터 사이비 종교, 인공지능 등 사회 현안까지 모두 과학의 눈으로 재해석한다.
우리는 과학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저자가 들고 있는 다양한 사례들을 보면 사실 과학적으로 사고하고 과학적 방식으로 세상을 이해하는 데는 여전히 서툴다. 항생제에 대한 공포가 대표적이다. 많은 이들이 내성을 걱정해 전문가가 조제해준 약에서 일부러 항생제를 골라내서 버린다. 물론 항생제는 남용되면 안 되는 약이다. 하지만 단순히 우리 몸의 좋은 균을 죽이고 내성을 키워 병을 악화시키는 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균을 잡기 위해서는 항생제를 반드시 처방대로 복용해야 한다. 내성은 약을 오래 먹어 생기는 것이 아니라 근절되기 전 투약을 중단해서 생기기 때문이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