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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행안장관-검경 수장 4人‘1987’ 동반관람

입력 | 2017-12-29 03:00:00

文총장 “그 시대 산 우리 이야기” 李청장 “인권 경찰 구현 노력”
‘독재 타도’ 장면서 눈물 쏟기도




28일 오후 문무일 검찰총장,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박상기 법무부 장관, 이철성 경찰청장(왼쪽부터)이 서울 강남구 한 영화관에서 영화 ‘1987’을 관람하기 전 포스터 앞에서 손을 잡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법무부 제공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문무일 검찰총장, 이철성 경찰청장이 28일 한자리에 모였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을 그린 영화 ‘1987’을 보기 위해서다. 네 사람이 한꺼번에 만난 것은 처음이다.

오후 6시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영화관에 나란히 앉은 네 사람은 영화가 끝난 오후 8시 10분까지 미동도 하지 않고 영화에 집중했다. 김 장관과 이 청장은 영화 마지막 부분 대학생들이 서울 명동 일대에서 최루탄 가스를 뒤집어쓴 채 ‘호헌철폐 독재타도’를 외치는 장면을 보면서 눈물을 쏟았다. 영화가 끝날 때까지 5분가량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

영화엔 1987년 민주화 운동을 하던 서울대 학생 박종철 씨가 경찰 조사 도중 ‘탁 치니 억 하고’ 사망했다는 당국의 발표가 고문치사를 숨긴 조작이었다는 동아일보의 연쇄 특종 보도가 나온다. 동아일보는 1987년 1월 16일자 사회면 머리기사로 ‘대학생 경찰 조사받다 사망’이란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또 같은 해 1월 19일자 1면 머리기사의 제목은 ‘물고문 도중 질식사’였다. 당시 대통령정무수석은 동아일보 편집국장에게 전화를 해 “귀지(貴紙)가 이겼어. 진상을 밝히기로 결정했어”라고 말했다. 민주화의 분수령이 된 특종은 6월 민주항쟁을 거쳐 대통령 직선제로 이어졌다.

박 장관은 영화 관람 후 “민주주의가 약화됐을 때 국가권력의 폭력성, 잔인성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영화에서 시위대가 애국가를 부르는 장면을 거론하며 “애국가를 괄시하지 않으면 좋겠다. 보수건 진보건 우리 공동체를 회복시켜 준 게 애국가”라고 강조했다. 또 “태극기가 그때도 귀한 상징이었다. 보수 진보가 집회 때마다 그리 하는 걸(태극기를 놓고 갈등 빚는 상황을) 바꿨음 좋겠다”고 말했다.

문 총장은 “그 시대를 살았던 우리 이야기다. 당시 민주화는 거대담론이었는데 지금은 민주화를 세밀하게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논의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청장은 “과거 (경찰이) 잘못한 부분에 대해 크게 반성하고 성찰해서 경찰도 시대에 맞는 인권 경찰을 구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네 사람의 동반 영화 관람은 법무부 측 제안으로 성사됐다.

김윤수 ys@donga.com·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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