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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섬유’ 덕에… 대구 산업용 섬유산업 ‘활기’

입력 | 2017-12-29 03:00:00

섬유개발연구원-77개社 손잡고 슈퍼섬유 수요연계 강화사업 추진
매출 700억원-신규고용 120명 달성
참여 기업 “현장시공 등 지원 받아 빠른 사업화 성공할 수 있었다”




28일 대구 서구 한국섬유개발연구원 1층 전시장을 찾은 사람들이 슈퍼섬유로 제작한 드론(무인비행장치)을 살펴보고 있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제공

대구 달서구 성서공단에 있는 산업용 섬유 전문기업 한국세폭은 최근 슈퍼섬유 파라아라미드(p-Aramid)를 활용한 내진(耐震) 보강재를 개발했다. 이달 서울 송파구 잠실주경기장 구조물 개선에 시공한 것을 비롯해 납품 주문이 잇따르고 있다. 파라아라미드는 철보다 5배 강해 건물을 지을 때 콘크리트 구조물에 감아주면 지진에 견디는 정도가 크게 향상된다. 또 매우 유연해 기둥이나 벽면뿐 아니라 교량 굴뚝 상수도관 터널 등 다양한 구조물에 활용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1978년 설립된 한국세폭은 직원 13명이 연매출 16억 원을 올린다. 회사 관계자는 “한국섬유개발연구원과 슈퍼섬유 수요연계 강화사업에 참여해 연구개발 성과를 냈다. 현장시공과 품질검증 같은 시뮬레이션 지원을 받아 빠른 사업화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원단 생산과 염색 가공 중심이던 대구 섬유산업이 부가가치 높은 산업용 섬유 생산구조로 발전하고 있다.

섬유개발연구원은 2015년부터 3년간 산업통상자원부 슈퍼섬유 수요연계 강화사업에 참여한 기업이 매출 700억 원, 신규 고용 약 120명을 달성했다고 28일 밝혔다. 한국세폭 소재 개발은 대표 사례로 꼽힌다.

섬유개발연구원은 이 기간 섬유기업들과 함께 자동차 전기 전자 환경 에너지 토목 건축 등에 쓰이는 산업용 섬유 개발에 힘을 쏟았다. 참여 기업 77개사를 설문조사한 결과 생산과정 규격 및 성능 객관성 확보, 신규 수요처 발굴 등에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대구 달성군 유가면 ㈜백일은 파라아라미드를 활용한 스피커 댐퍼(충격이나 진동을 줄이는 장치)를 개발했다. 음질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내구성도 뛰어나다. 이 소재로만 매출 1억5000만 원을 이뤘다. 1995년 설립한 백일은 자동차 및 수송 장비용 산업 소재에 쓰이는 복합섬유도 생산한다. 직원 16명, 지난해 매출 35억600만 원.

역시 유가면에 있는 ㈜보우는 섬유벨트 국산화에 성공했다. 고온·고압·고속 생산공정에 강점을 가진 소재이다. 1988년 설립한 이 회사는 섬유벨트 다양화를 통해 알루미늄 유리 제지 철강 전자 산업의 생산원가 절감 및 품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직원 35명이 연매출 62억 원을 올린다. 이 밖에 무인 농약살포용 경량 보트와 의료용 원사(原絲), 타이어 직물, 철강 운송용 벨트 등 다양한 소재 사업화를 진행하고 있다.

대구의 산업용 섬유기업은 2010년 230여 개에서 최근 약 480개로 늘었다. 관련 기업의 생산 비중도 20%에서 30%가량 높아졌다. 문혜강 한국섬유개발원장은 “미국 일본 같은 섬유 선진국은 산업용 섬유 비중이 60% 이상이다. 꾸준한 연구개발과 기업 지원으로 부품 소재 국산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