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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형모의 공소남닷컴] 소리가 예쁜 오빠, 파워풀한 동생…그들이 주고받는 멜로디

입력 | 2017-12-29 05:45:00

첫 정규앨범 ‘클래식 앤 모던’을 내고 의욕적인 연주활동을 펼치고 있는 남매 클래식기타 듀오 ‘비토’. 오빠 이성준(오른쪽)의 섬세한 멜로디를 동생 이수진이 풍성한 사운드로 감싸 완성되는 ‘비토 사운드’는 은근한 중독성을 지니고 있다. 사진제공|더클래식아트


■ 첫 정규앨범 낸 ‘기타 듀오 비토’

서울대 음대 선후배 사이 이성준·이수진 남매
이번 앨범 ‘클래식 앤 모던’ 고품격 사운드 선봬


혼성 기타 듀오 ‘비토(VITO)’를 아시나요. 이들은 남매입니다. 이성준(32)씨가 오빠, 이수진(29)씨가 동생이죠. 두 사람은 1년에 딱 한 명 뽑는다는 서울대 음대 클래식기타전공 선후배 사이이기도 합니다. 초등학교 시절, 오빠가 배우는 클래식기타가 재미있어 보인 동생이 잘 다니던 발레학원을 때려치우고 기타에 입문했다는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비토의 음악은 벽이 없습니다. 기타라는 악기가 바이올린, 첼로, 클라리넷과 같은 악기들에 비해 대중에게 ‘덜 클래식적’으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비토는 클래식 곡은 물론 팝, 영화음악, 재즈, 탱고, 국악에 이르기까지 지구상의 거의 모든 음악을 연주해 왔습니다.

비토가 기타로 연주하지 않은 장르는 아마도 헤비메탈 정도뿐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만.

아니나다를까 이번 앨범의 타이틀도 ‘클래식 앤 모던(Classic&Modern)’입니다. 클래식도 연주하고, 모던한 곡도 들려주겠다는 거죠.

첫 정규앨범인 만큼 공을 많이 들였습니다. 기획단계부터 콘셉트, 프리프로덕션까지 몇 개월이 걸렸습니다.

앨범의 기획자인 더클래식아트의 신요한 대표는 “클래식의 예술성과 모던의 대중성을 비토의 음악을 통해 표현하고자 했다”고 했습니다. 프로듀싱을 맡은 스튜디오 디오이오의 김문 대표는 클래식 기타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고품격 사운드를 찾아냈습니다.

기타 듀오 ‘비토’. 사진제공|더클래식아트


이 앨범에는 페르디난도 카룰리, 엔리케 그라나도스와 같은 고전 작곡가들 작품과 함께 이삭 알베니즈와 마누엘 데 파야의 음악, 동시대 작곡가들인 엔니오 모리코네, 저스틴 허위츠의 작품까지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게 담고 있습니다. 모두 클래식 기타의 색채를 짙게 느낄 수 있는 작품들입니다. 총 16곡이죠.

비토의 앨범은 꼭 이어폰으로 들어보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오른쪽에서 들리는 소리가 오빠 성준씨, 왼쪽이 수진씨라고 보면 됩니다. 성진씨가 주로 멜로디를 연주하면 수진씨는 풍성한 사운드로 뼈대에 살을 붙여 나갑니다.

수진씨는 “오빠가 보기와 달리(웃음) 소리가 예쁘다. 연주회에서 보시면 오히려 내가 더 파워풀하다. 주변에서 둘이 바뀐 거 같다고 하신다”고 했습니다.

물론 곡에 따라 달라질 때도 있습니다. 앨범의 첫 수록곡인 ‘론도’만 해도 두 대의 기타가 멜로디를 주거니 받거니 하며 곡을 완성해 갑니다. 재밌는 사실 하나. 연주할 때는 오빠가 퍼스트, 동생이 세컨드 기타 역할이지만 정작 무대에서는 동생이 퍼스트 기타 자리에(자리만!) 앉습니다. 공평하죠?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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