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시중은행 대출금리 4%대 본격 진입 전망깵 금리 상승기 재테크 전략
주담대 금리 최고 연 4.6%…내년부터 본격 타격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 KB국민 KEB하나 우리 NH농협 등 주요 시중은행은 18일부터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에 연동하는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를 일괄적으로 인상했다. 국민은행은 신규 코픽스 주담대 금리를 15일 3.11∼4.31%에서 3.26∼4.46%로 0.15%포인트 올렸다. 신한은행, 우리은행은 신규 코픽스 주담대 금리를 각각 3.12∼4.43%, 3.17∼4.17%로 올렸다. 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은 각각 3.370∼4.504%, 2.98∼4.57%로 올렸다. 이에 따라 2%대 주택담보대출은 이제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됐다.
대출 금리가 대폭 오른 것은 기준이 되는 코픽스가 올랐기 때문이다. 전국은행연합회는 15일 11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1.77%로, 직전 달보다 0.15%포인트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2015년 4월(1.77%) 이후 2년 7개월 만에 최고다. 상승폭(0.15%포인트)도 2011년 2월(0.16%포인트) 이후 6년 9개월 만에 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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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자들의 셈법은 복잡해졌다. 3년 이내 단기간에 빚을 갚을 수 없다면 금리 인상기에는 고정금리가 유리한 편이다. 반면 단기 대출이라면 변동금리가 유리하다. 김현섭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팀장은 “금리가 급격하게 오르는 게 아니고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보다 0.75%포인트 정도 낮기 때문에 지금은 일단 변동금리를 택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미 대출이 있는 고객은 10년 이상 장기대출일 경우 금리가 앞으로 얼마나 빠르게 인상될지 따져보고 고정금리로 갈아탈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동금리 대출 중에선 신규 취급액 기준이 아닌 잔액 기준 코픽스에 연동하는 주택담보대출을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잔액 기준 코픽스는 시장 금리가 상대적으로 서서히 반영되기 때문이다. 이번 달 잔액 기준 코픽스는 1.66%로, 2010년 코픽스가 발표된 뒤 처음으로 신규 취급액 코픽스보다 낮아졌다.
“빚부터 갚아라… 주식 비중은 유지, 달러는 확대”
전문가들은 재테크의 트렌드가 바뀌었다고 지적한다. 그간 빚을 내 재테크에 활용했다면 우선 빚부터 갚아야 한다. 저금리 상황에서는 부동산이나 주식 등을 통해 기회비용(이자) 대비 수익을 낼 수 있었지만, 금리가 오르면 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박승안 우리은행 투체어스 강남센터장은 “기존에 투자해둔 자산에서 조금씩 이익을 실현해 빚을 줄여 나가야 한다”며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는 공격적인 투자보다 안전자산 비중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현재 원-달러 환율이 1080원대로 떨어진 상황에서 대표적 안전자산인 달러 비중을 늘리는 것도 방법이다. 향후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라 환율이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센터장은 “환율이 조정을 받을 때마다 달러를 조금씩 매수한 뒤 환율 상승을 기다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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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에 대해서는 올해보다는 안정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안 팀장은 “최근 경기 회복에 의한 주가 호조는 내년 상반기(1∼6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중·하반기 조정 가능성을 고려해 투자 전략을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