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 쓰러진 노인을 구한 서울 전농중학교 학생들이 19일 서울시교육감 표창장을 받았다. 왼쪽부터 신세현 군,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엄창민 군, 정호균 군.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세 학생은 11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 시장 길에 쓰러져 있는 할아버지를 발견했다. 할아버지 근처에는 행인이 있었지만 그저 보고만 있었다고 한다. ‘사람이 쓰러졌는데 구하지 않고 왜 가만히 있지’라는 생각에 엄 군은 할아버지를 일으켜 무릎 위로 눕혔다. 신 군은 산 지 한 달밖에 안 된 패딩을 벗어 체온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할아버지의 몸을 덮어줬다. 정 군은 119에 신고했다.
평소에 학교에서 배우고 실습했던 응급처치법은 이날 진가를 발휘했다. 할아버지 상태를 보면서 엄 군의 머릿속엔 ‘목에 힘이 없으면 머리를 받쳐줘야 하고, 숨을 쉬는지 손가락으로 확인하고, 숨을 쉬지 않으면 심장 쪽 폐를 눌러야 한다’고 배웠던 게 떠올랐다고 한다. 엄 군은 “‘나 때문에 잘못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처치를 하지 않은 것보다는 나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