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스크린에 담아낸 영화 ‘강철비’ 양우석 감독
양우석 감독은 “굉장히 늦은 나이에 입봉해서 그런지 욕심은 많지 않다”며 “블랙리스트 논란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었지만, 관객들의 사랑을 받은 ‘변호인’은 그때로 다시 돌아가도 또 연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변호인’ 이후 어떻게 지냈나.
“그저 슬펐다. ‘블랙리스트’ 사건과 관련해 내게 직접적인 압박은 없었지만 주변에서 당분간 당신 영화 투자배급은 힘들지 않겠느냐고 하더라. 실제로 투자 받기도 쉽지 않았고. 2년간 중국에 가 시나리오도 쓰고, 연출 준비도 했다.”
영화 ‘강철비’의 한 장면.
―‘북핵’이라는 소재로 돌아온 이유는….
―남북이 핵을 나눠 갖는다는 결말에 논란도 있을 텐데….
“100% 주인공 곽철우(곽도원)의 시점에서 최선의 해결 방법을 찾아 구성한 결말이다. 내 의견은 아니다. 단지 주인공 몇이 죽고 끝내는 결말은 원치 않았다. 영화 속 대사처럼 ‘이익의 눈으로 통일을 보자’라는 게 어쩌면 나의 결론이기도 하다. 호불호가 나뉜다는 것 자체가 우리 사회가 너무 ‘정치 과잉’의 시대 아닌가 싶다.”
―4년 전 ‘변호인’의 흥행이 부담 될 법도 하다.
“‘변호인’이란 영화는 내가 영화를 바라보는 태도를 바꿔줬다. 혼자 하고 싶은 얘기보다는 세상에 필요한 얘기를 하려 한다. 그래서인지 흥행에 대한 부담은 없다. 투자자들한테 피해 주지 않을 정도, 딱 그만큼이면 족하다.”
―구상 중인 다음 작품은….
“전작이 시대에 필요한 얘기를 했고 그 덕분에 이번 영화를 만들 기회를 얻었다. 한국의 가난을 취재 중이다. 소시민이 아닌 기업가정신의 실종 같은 이야기…. 이제 세상이 바뀌었으니 다음 개봉까지 4년은 안 걸릴 것 같다.(웃음)”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