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선보인 ISA는 한 계좌에 예금과 펀드, 파생결합증권 등 여러 금융상품을 담을 수 있는 데다 세제 혜택까지 있어 한때 ‘국민통장’으로 불리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세제 혜택이 생각보다 많지 않고 수익률까지 지지부진하면서 이내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주식시장 호조로 ISA의 수익률이 상승하고, 세제 혜택도 추가로 더해지면서 인기가 되살아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금융회사들도 “손해가 나면 수수료를 받지 않겠다”면서 가입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 ISA 부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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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 가입이 지지부진하자 정부는 세제 혜택을 강화했다. 연간 근로소득이 5000만 원 이하 또는 종합소득이 3500만 원 이하인 서민에 대해서는 비과세 한도가 250만 원에서 400만 원, 농어민은 200만 원에서 400만 원으로 늘었다.
당초 정부는 근로소득이 5000만 원이 넘는 일반형 가입자에 대한 세제 혜택도 200만 원에서 300만 원으로 늘릴 계획이었다. 하지만 국회 문턱을 넘는 과정에서 한도가 현행 수준으로 유지됐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전체 가입자 중에 서민형 가입 비중이 67% 정도 된다”며 “일반인에 대한 세제 한도가 그대로 유지된 점은 아쉽지만 서민들에게는 가입 유인이 커졌다”고 말했다.
또 현재는 퇴직과 폐업 등 특수한 경우에만 중도 인출이 가능하지만 내년 1월부터는 가입 기간 5년(서민형 3년) 중에 조건 없이 가능하다. 그간 굴린 돈에 대해서는 비과세다.
최근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이 모두 호조를 보이면서 ISA 수익률도 좋아지고 있다. 10월 말 기준 운용기간이 3개월이 넘은 25개 금융회사의 202개 일임형 ISA 상품의 누적수익률은 평균 8.0%다. 최근 1년간 수익률은 평균 6.45%로 시중은행 예금금리의 4배 수준이었다. 6개월간 평균 수익률은 3.61%, 3개월은 1.27%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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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은 잇달아 일임형 ISA 계좌에서 수익이 발행하지 않으면 수수료(일임 보수)를 받지 않겠다고 밝히며 가입자 유치에 나섰다. ISA는 가입자가 투자 상품을 직접 선택하는 신탁형과 금융사에 운용을 맡기는 일임형으로 나뉜다. 일임형 상품은 운용보수가 포함돼 수수료가 신탁형보다 비싸지만 지금까지는 손해가 나도 수수료를 내야 하는 구조였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상품 약관을 수정해 누적 수익률이 0%이거나 마이너스(―)를 내면 수수료를 면제해 주기로 했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은 가입자가 수수료까지 다 냈을 때 수익이 ―이면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은 수수료까지 모두 내서 수익률이 0%여도 수수료를 면제해준다. 결과적으로 수익이 나지 않는 꼴이 되면 수수료를 받지 않겠다는 것이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