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천 특허 20건 가진 ‘CG기술회사’, 국내외 대작서 활약
매크로그래프(대표 이인호)는 지난 2007년 4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디지털 액터팀이 뭉쳐 설립한 CG(컴퓨터그래픽)‧VFX(특수시각효과) 전문기업이다. 2008년 영화 ‘포비든 킹덤’을 통해 아시아 기업 최초로 할리우드 작품의 시각효과 분량을 소화하는 등, 10여 년간 국내외 대작 영화‧드라마에 꾸준히 참여하며 한국에서 손꼽히는 고도의 기술력을 축적하고 있다.
엔지니어 출신인 이 대표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기술 연구를 거듭한 매크로그래프는 사전시각화(Pre Visualation), 디지털 크리쳐(가상 생물), FX 시뮬레이션, 환경요소 등 VFX 전 분야에서 독보적인 역량을 쌓았다. 현재 20건 이상의 원천 특허를 비롯해 수십 개의 인하우스 프로그램, 각종 작업툴을 꾸준히 개발하며 콘텐츠 제작 공정(파이프라인, Pipeline) 전반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중이다.
해외 고객 발걸음 줄이어…한·중·미 합작 블록버스터 ‘대폭격’ CG 단독 수주
이러한 풍부한 기술력 덕에 유수의 해외 영화‧드라마 제작사가 매크로그래프에 손을 내밀고 있다. 중국 역대 흥행성적 10위권 내의 영화 중 매크로그래프가 제작에 참여한 작품이 세 건이나 될 정도다. 2013년 ‘서유기: 서유항마편’으로 처음 인연을 맺었던 주성치 감독이 시각효과에 만족감을 표하며 차기작인 ‘미인어’(2016)의 VFX 작업을 재차 매크로그래프에 맡겼던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일화다.
▲ 매크로그래프가 단독으로 CG작업에 참여한 블록버스터 영화 ‘대폭격’포스터
매크로그래프는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의 ‘CG전문기업육성사업’을 통해 내부 인프라를 정비하며 VFX와 IT기술을 융합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건 내년 첫 선을 보일 ‘클라우드 렌더팜 서비스’다.
3D 영상이나 컴퓨터그래픽을 구현할 때에는 평면적인 이미지의 명암이나 그림자, 구도 등을 다듬어 입체감을 살리는 ‘렌더링’이라는 고도의 디지털 처리 과정이 필요하다. 이 때 고성능의 컴퓨터 등 전산‧하드웨어 자원이 많을수록 작업 시간이 단축될 뿐 아니라 결과물의 품질도 상승하게 되는데, 매크로그래프는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아시아 최대 규모의 VFX 전용 렌더팜과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이를 수많은 중‧소형 업체에 제공할 계획이다. 파이프라인 구축에 필요한 막대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관련 기업의 수요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이 대표는 “우리가 가진 모든 기술적 역량과 특허, 노하우를 묶어 또 하나의 사업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고민 끝에 아시아시장을 목표로 한 렌더링용 클라우드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면서 “2018년 3월께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영화 VFX 노하우를 활용해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업계 최초로 VR 전담부서를 신설했던 매크로그래프는 2년 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12개의 실시간 VR 콘텐츠를 제작 했으며, 이 중 체험형 VR어트랙션인 ‘선유기 불사의 섬, 제주’를 곧 국내외에 선보일 예정이다.
동아닷컴 최용석 기자 duck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