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베르 카뮈와 르네 샤르의 편지/알베르 카뮈, 르네 샤르 지음/백선희 옮김/288쪽·1만6000원·마음의숲
문학적 동지였던 소설가 알베르 카뮈(왼쪽)와 시인 르네 샤르. 마음의숲 제공
‘이방인’ ‘페스트’ 등 걸작을 낳으며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알베르 카뮈(1913∼1960)가 프랑스 현대시를 대표하는 시인 르네 샤르(1907∼1988)에게 썼던 편지의 한 대목이다. 두 프랑스 문인은 시와 소설을 넘어 편지로 마음을 나눴다. 책은 카뮈가 교통사고로 숨지기 직전까지 13년간 두 문학 거장이 주고받은 편지 184통을 묶은 서간집이다. 국내에서 처음 번역 출간됐다.
두 사람이 주고받은 편지에선 말로 전하기 힘든 진심이 엿보인다. 특히 집필 중이던 작품에 대한 고민, 시대 상황, 가족에 대한 마음, 삶에 대한 고민 등이 편지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하루에 열 시간씩 책상에 앉아 있습니다. 그러나 출산은 더디고 힘듭니다. 게다가 아주 못난 아이가 태어날 것 같습니다.’ ‘내 책의 몇 군데를 다시 수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손에서 놓을 마지막 순간까지 불안은 가시지 않을 것 같습니다.’ 카뮈가 ‘반항하는 인간’을 집필하며 느낀 고통과 어려움을 샤르에게 토로하는 편지의 일부다. 속내를 드러낼 정도로 깊었던 문학 동반자의 우정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