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세계관광기구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관광객은 12억3500만 명이다. 관광객들이 돈을 쓰고 가는 건 고맙지만 주민들로선 쓰레기나 소음으로 인한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관광객들이 주민 생활을 위협하는 현상을 투어리스티피케이션(Touristification)이라고 한다. 투어리즘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뜻이다. 세계적 관광지에서 관광객을 제한하거나 관광세를 받는 것도 주민 보호를 위해서다.
▷남 일 같던 투어리스티피케이션이 우리에게도 다가왔다. 서울 종로구의 북촌 한옥마을과 이화동 벽화마을, 세종마을은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관광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주민들은 국내외 관광객들의 소음과 관광버스 매연에 시달리고 있다. 화장실을 쓰겠다며 벌컥 대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인구 4만 명인 이 세 마을을 찾는 관광객이 하루 30만 명이다. 이러다 보니 2014년 8482명이던 북촌 주민은 지난해 7898명으로 줄었다. 손님이 주인을 내쫓은 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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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원 논설위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