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수확한 신선한 농산물, 다음날 어린이집으로… 자치구와 한 지역씩 인연 맺어 친환경 농산물 직접 공급 인기
21일 오전 6시경 전남 나주에서 밤새 올라온 친환경 농산물을 서울 금천구 공공급식센터 배송직원이 직장어린이집에 배달한 뒤 분류하고 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도농상생 시스템은 시금치 콩나물 대파 같은 음식 재료인 농산물을 지방에서 대부분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서울 자치구와 각 지역을 맺어줬다. 올 5월 강동구와 전북 완주군에 이어 20일 금천구와 전남 나주가 시스템을 시작했다. 30일부터는 성북구와 전남 담양, 강북구와 충남 부여, 노원구와 충남 홍성, 도봉구와 강원 원주가 가동한다.
20일 오후 3∼4시 전남 나주에서 출발한 농산물은 이날 오후 10시 서울 강서구 농수산식품공사 친환경유통센터에 모였다. 창고는 금천구 관내 어린이집 이름들이 붙은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21일 오전 5시경 유통센터 직원들은 ‘이랜드코코몽 어린이집’ ‘하늘지역아동센터’ ‘구립가산어린이집’이 발주한 농산물을 가방에 담아 냉동차로 배송을 시작했다. 차에는 냉동창고 온도를 10분마다 체크해 알려주는 온도기록기가 있다. ‘―3도’ 표시가 주기적으로 기록됐다. 식품자재를 실은 다른 냉동차들은 시간에 맞추기 위해 과속하기도 했지만 유통센터 배송차는 제한속도에 맞춰 안전 운전을 했다. 과속을 하거나 급정거를 할 때 차체가 심하게 흔들려 농산물에 상처를 주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김대라 어린이집 원장은 “좋은 먹거리를 아이들에게 제공하려는 노력으로 시스템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한참 클 나이인 아이들에게 오후 간식도 2번 제공한다. 아이들이 먹는 음식인 만큼 식자재를 깐깐하게 선택한다.
현재 시스템에 참여해 본격 발주하는 어린이집은 금천구에서 3곳이다. 대부분 어린이집이 내년 2월까지 다른 업체와 계약을 맺고 있어서 아직은 수가 적다. 정무현 금천구 공공급식센터장은 “관내 200개 어린이집과 지역아동센터 가운데 80곳 정도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마진을 줄여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것은 장점이지만 발주를 더 간단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과제다. 지금은 일주일 전에 주문하고 배송 사흘 전까지만 주문을 바꿀 수 있다. 민간 유통회사들은 바로 전날에도 주문할 수 있다.
주용태 서울시 평생교육국장은 “도시와 농촌이 손잡고 상생하는 효과는 분명히 있다. 2020년까지 25개 자치구 모두로 확대시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