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내려다 본 평양. 사진=유투브 캡쳐
비밀스럽고 폐쇄적인 나라로 꼽히는 북한의 모습을 인공위성 없이도 볼 수 있게 됐다.
미국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는 18일(현지 시각) 북한 상공에서 평양의 모습을 촬영한 세계 최초의 사진작가를 소개하며 촬영 영상을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영상은 지난 9월 싱가포르 사진작가 아람 판(Aram Pan)에 의해 촬영된 것으로, 북한 당국의 허가 아래 아람이 직접 경비행기에 탑승해 360도 카메라를 비롯한 총 4대의 카메라를 이용해 촬영했다.
이어 “무서운 곳이라고 여겨지는 북한에서도 평범한 생활이 이루어지고 있었다”며 “내가 본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촬영을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12분 29초의 분량으로 이루어진 영상에는 평양 시내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있다. 신식 건축물부터 평양을 가로지르는 대교까지 평양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또한 DSLR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에는 미림항공구락부(클럽) 건물, 릉라도 경기장, 김일성 경기장, 려명호텔 등 북한의 여러 시설의 모습이 담겨있다. 려명거리와 창전거리의 전경, 북한 승무원의 모습 또한 확인할 수 있다.
아람의 설명에 따르면 최근 북한은 안전상의 이유로 카메라 또는 휴대전화를 소지하고 경비행기에 탑승하는 것을 제한했다.
아람은 촬영 전 북한 관광청과 조선국제여행사(KILT)에 촬영 허가를 요청했고, 양 측의 승인을 얻어 안전하게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다만 북한의 기준에 따라 군인, 군용 차량 및 시설 등 군사 관련 촬영은 금지됐다.
아람은 촬영 후 북한 당국으로부터 일부 검열이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촬영된 사진과 영상은 모두 검열됐으며, 검열 과정에서 몇 장의 사진은 삭제되기도 했다.
그러나 아람은 “촬영한 것의 90%는 지켰다”며 "내가 본 북한 사람들은 평양을 자랑스러워했고, 나는 그들과 내가 촬영한 것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심지어 내 사진을 삭제한 사람과도 깊은 대화를 했다”고 전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