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울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장 송상근 씨
울산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장으로 지난해 12월 정년퇴직한 송상근 씨. 그는 현재 사단법인 세계 프로킥복싱·무에타이총연맹 회장을 맡아 22일 경남 김해에서 열리는 국제대회를 준비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있다. 송상근 씨 제공
눈매는 날카로웠고 운동으로 다진 몸매는 날렵했다. 지난해 12월 울산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장을 끝으로 정년퇴직한 송상근 씨(61). 최근 울산 남구 체육관에서 만난 그는 흰색 도복을 입고 무술 시범을 보였다. “오랜만에 도복을 입어본다”면서도 실력은 여전했다.
그는 사단법인 세계 프로킥복싱·무에타이총연맹 회장이다. 22일 경남 김해학생체육관에서 열리는 국회의장기 킥복싱·무에타이 국제전을 준비하느라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이 대회는 킥복싱과 무에타이(무아이타이)를 홍보하면서 불우 청소년을 돕기 위해 마련했다. 노르웨이와 우즈베키스탄 선수가 참가하는 프로 경기를 비롯해 아마추어 선수 등이 20경기를 펼친다. 유명 가수 공연도 곁들인다. 송 회장은 “운동을 하고 싶어도 형편이 어려워 꿈을 접은 청소년을 돕고 희망을 주기 위해 대회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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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울산은 ‘신역전파’와 ‘목공파’ 양대 폭력조직 세력다툼으로 패싸움이 거의 매일 벌어질 정도로 무법천지였다. 번화가인 울산 중구 성남동 백화점 사거리에서 흉기를 든 조폭 패싸움으로 1명이 숨지고 10여 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경찰은 대대적인 조폭 일망타진에 나섰다. 당시 앞장선 경찰이 송 회장이었다.
그는 태권도 공인 9단을 비롯해 킥복싱과 합기도, 무에타이, 비공인 무술 권격도를 합쳐 총 45단 실력이다. 도주하는 조폭을 끝까지 추격해 붙잡고, 흉기를 들고 저항하는 조폭도 가볍게 제압했다. 조폭 사이에서 ‘무서운 형사’로 소문난 것도 이때부터다. 그가 경찰 생활 중 잡아들인 조폭만 약 200명이다.
그렇다고 몸만 쓰는 경찰은 아니었다. 경제사범 같은 지능범죄 수사에도 일가견을 보였다. 정년퇴임 전 지능범죄수사대장을 맡을 때는 대기업 간부 납품 비리와 공무원 뇌물수수 사건을 파헤쳤다. 송 회장은 강력범죄 소탕과 지능범죄 수사 공로로 세 차례 특별 승진했고 대통령 표창을 비롯해 30여 차례 표창을 받았다.
송 회장은 “앞으로 킥복싱과 무에타이 보급은 물론이고 경찰 경험을 살려 비행청소년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