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히스토리/매콰리대 빅 히스토리 연구소 지음/윤신영 이영혜 우아영 최지원 옮김/440쪽·5만9000원·사이언스북스
손에 들고 다니면서 볼 수 있는 부피와 무게의 책은 아니다. 이런 육중한 책의 가치는 그저 책꽂이 장식용으로만 묵혀지는가, 아니면 그래도 이따금씩 시간 때우기 용으로 꺼내 들춰지느냐의 차이로 판가름 난다.
하나의 주제를 깊이 있게 파고든 책도 아니다. 우주라는 테마 아래서는 은하, 중력, 빅뱅, 별의 탄생과 소멸 등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그래픽을 앞세워 간결하게 기술했다. 큼직큼직한 사진을 통해 해당 주제와 관련한 이미지를 또렷이 각인시켜 주는 것이 장점이다.
고품질의 짐승 화석 사진, 세밀하게 그린 미토콘드리아 단면도, 구석기시대 사냥 벽화와 이집트 농부의 경작 방식을 묘사한 인형 등은 하나의 이미지 구경에 그치지 않고 그 너머의 정보로 독자의 시선을 이끈다. 어린 시절 호기심을 자극했던 도화선은 이런 사진들이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