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스 켈리가 1956년 모나코 레니에 3세 국왕과 결혼한 이후 유럽에서는 왕족과 결혼한 수많은 신데렐라가 탄생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을 보러 호주를 방문한 프레데리크 덴마크 왕세자가 우연히 부동산회사 직원 메리 도널드슨을 만나 사랑에 빠진 이야기는 신데렐라 스토리의 ‘끝판왕’ 격이다. 스웨덴의 빅토리아 왕세녀와 헬스트레이너 다니엘 베스틀링은 칼 16세 구스타프 국왕의 반대를 극복하고 2010년 결혼했다. 결혼 후 베스틀링은 스웨덴 의회에서 왕자 칭호를 부여받아 왕실의 일원이 됐다.
▷평민이 결혼으로 왕족이 된 유럽과 달리 일본에서는 왕가 여성이 평민과 결혼하면 왕실(황실·皇室) 전범에 따라 평민이 된다. 일본 왕실은 3일 아키히토(明仁) 일왕의 손녀 마코(眞子) 공주가 대학 동창 고무로 게이(小室圭) 씨와 약혼해 내년 결혼식을 올린다고 발표했다. 고무로 씨는 관광지 쇼난에노시마(湘南江の島)의 홍보대사인 ‘바다의 왕자’ 출신. 공주가 ‘왕자’와 결혼해 평민이 되는 이야기가 탄생한 셈이다.
주성원 논설위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