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체장 장기간 공석 왜?
31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문화예술위원회와 영화진흥위원회는 블랙리스트 집행기관이었다는 이유로 박명진 전 위원장과 김세훈 전 위원장이 5월 사퇴했다. 송성각 전 콘텐츠진흥원장은 최순실 국정 농단에 연루된 사실이 밝혀져 임기를 1년가량 남긴 지난해 10월 물러났다. 콘진원의 경우 10개월 넘게 원장 자리가 비어 있다.
현행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각 기관은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해 공모를 거친 후보들을 대상으로 심사(서류 및 면접)를 벌여야 한다. 임원추천위가 3명가량의 기관장 후보를 선정하면 이 중 한 명을 소관 부처 장관이 임명 혹은 임명 제청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 기관장 후보 누가 거론되나
문화예술계에 매년 약 2000억 원을 지원하는 문예위는 지난달 7일 위원장 후보 5명에 대한 최종면접까지 마쳤지만 아직 청와대 인사 검증이 진행 중이다. 문예위 안팎에선 빨라야 이달 중순에나 위원장 선임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유력한 후보로는 황현산 고려대 명예교수와 심재찬 전 대구문화재단 대표, 임정희 문화연대 공동대표 등이 거론된다. 이들은 모두 최종면접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황 명예교수는 불문학을 전공한 문학평론가로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심 전 대표는 문예위 초대 사무처장 출신으로 문화행정 분야에 경험이 많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진위 위원장 후보로는 김인수 전 시네마서비스 대표와 오석근 영화감독(전 부산영상위원회 운영위원장), 유인택 동양예술극장 대표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김호섭 이사장이 31일 퇴임한 동북아역사재단의 새로운 수장으로는 노태돈 서울대 명예교수, 이장희 한국외국어대 명예교수, 안병우 한신대 명예교수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김용직 관장이 7월 사임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신임 관장 공모도 최근 시작됐다.
이기동 원장이 사의를 밝힌 한국학중앙연구원 원장으로는 안병욱 가톨릭대 명예교수 등이 거론된다. 안 교수는 더불어민주당 윤리심판원장, 민주통합당 공천심사위원장 등을 지냈다. 윤경로 전 한성대 총장 이름도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들리고 있다.
○ 수장 없는 단체 업무 차질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은 김형태 전 사장이 여직원 성추행 의혹으로 물러난 데 이어 배기동 이사장마저 국립중앙박물관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사장과 이사장이 모두 공석인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박물관계 관계자는 “이사회 핵심 멤버인 사장과 이사장이 공석이다 보니 재단이 중요한 의사결정을 쉽사리 내리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상운 sukim@donga.com·임희윤·조종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