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봇 개발 글로벌 경쟁]세계1위 질주 中의 ‘로봇 굴기’
직장인 자오샤오팡(趙小方·24) 씨는 “셔틀콕의 움직임을 정확히 포착해 낙하지점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너무 신기하다”며 놀라워했다. 류자퉁(劉家桐·23) 씨는 “보기만 하고 같이 놀 수 없는 로봇과 달리 사람과 소통한다는 점에서 특별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 로봇을 개발한 상하이허푸(上海荷福)인공지능과학기술유한공사의 푸젠(복健) 부사장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사람의 움직임과 사물의 궤적을 포착해 이동하는 배드민턴 로봇 기술을 활용하면 집안일을 돕는 파트너형 로봇을 개발할 수 있다”며 “로봇에 부착된 동작인식 카메라는 안전사고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관심을 반영한 듯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이 로봇과 배드민턴을 치는 장면도 전시돼 있었다.
콘퍼런스에서는 중국 로봇산업 시장의 최신 상황도 공개됐다. 올해 중국의 로봇시장 규모는 62억8000만 달러(약 7조775억 원)로 세계 시장(233억 달러)의 27%에 이른다.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다. 2012년 이후 5년간 성장률 역시 중국이 평균 28%로 세계 성장 속도를(17%) 크게 앞질렀다. 2020년까지 중국의 공업로봇 규모는 58억9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2025년까지 로봇 등 첨단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하겠다”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공언이 ‘로봇 굴기’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로봇 혁명이 중국의 경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중국 내 공장의 로봇 자동화 정도는 노동자 1만 명당 로봇 50대로 세계 평균(75대)에 뒤처져 있다. 노동집약적 제조업이 여전히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자동화는 양날의 칼”이라며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이지만 소득불평등 문제를 악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로봇을 내세운 자녀 교육 과열도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징지(經濟)일보는 “영어도 모르는 6세 아이들에게 영어 컴퓨터 자판을 두드려 로봇을 조작하는 법을 가르치는 학원이 늘고 있다”며 “이는 사기”라고 비판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정동연 채널A 특파원